‘스케치북’ PD “유희열은 현모양처..스태프에 가깝죠” [인터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7.05 14: 25

 음식집 주인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걸어놓은 ‘맛집’에 비유하면 적절할까. 제대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유희열의 이름을 내건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대한 이야기다.
국내에는 유일한 음악 토크쇼다. 쟁쟁한 가수들을 섭외, 고음을 질러대는 경쟁을 붙여가며 자극을 주거나, 억지스럽게 일반인들을 참여시키는 일이 없다. 가수는 가수로서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객석은 평가가 아닌, 박수와 호응으로 함께 호흡한다. 곁가지를 뻗치는 흥미로운 토크도 빼놓을 수 없는 ‘꿀잼’ 포인트가 되겠다.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객석과 소통하고, 편안하게 음악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뮤지션들이 가장 출연하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 1순위가 됐다. 심야 시간대의 잔잔한 감성을 자극하면서 꽤나 두터운 고정 시청층까지 확보, 롱런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뮤지션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 이는 화제성과 시청률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일이다.
올해까지 꼬박 6년을 이어오며 쌓아온 이 같은 성과들은 메인 MC인 유희열과 제작진의 각별한 애정 덕분. 최근 이 프로그램의 메인 연출을 맡게 된 KBS 박덕선 PD는 “‘프로그램에 애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프로그램을 향한 식구들(스태프들)의 애정이 넘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연출을 맡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알게 되고 애정이 막 생기는데, 그걸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식구들이 프로그램을 생각하는 애정이 장난이 아니에요. 프로그램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제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이런 뜨거운 열정과 애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스케치북’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박 PD는 진행을 맡고 있는 유희열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주인의식이 강하게 있어 MC라기보다는 스태프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말이 흥미롭다.
“유희열 씨는 저희 팀에 출연자가 아니라 스태프처럼 임하고 계세요. 출연자로서 대본을 보고 말씀 하시는 게 아니라, ‘이런 내용을 했으면 좋겠어’, ‘이건 좀 아닌 거 같아’라는 피드백을 해주시죠. 늘 녹화가 끝나면 새벽 2시정도까지 제작진과 회의를 하고 가셔요. 주인의식이 강한데, 그런 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어요.”
진행을 잘해주고 있다는 칭찬보다는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에 가까웠다.
“감사할 따름이죠. 집을 안 떠나고 잘 지켜주는 현모양처 같은 느낌이에요. 본인이 즐거워하시고, 편집에서 많이 거를 때도 있는데 후배 가수들 나오면 선배로서 진심어린 조언들을 해주시곤 해요. 또 자신의 소속사 가수 나오는 걸 조심스러워 해요. 이진아도 스태프들이 섭외를 했는데, 본인이 어려워하고 난감해 하시더라고요. 그런 것 자체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같은 스태프들과 유희열의 애정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박 PD는 ‘스케치북’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는 말에 또 한 번 애정을 드러냈다.
“젝스키스와 브로콜리 너마저, 이 두 팀이 한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싶어요. 인디와 아이돌 이런 경계가 아니라, 어떤 한 주제로 가수들과 방청객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격려와 응원이 될 수 있는 그런 무대들이 만들어지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스태프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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