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는 '국수'보다 맛있었다.
잘 만들어진 한 그릇이다. ‘마스터-국수의 신’은 쫄깃하고 진한 맛이었다. 원작에 '복수'의 맛을 확살하게 더하면서 보는 재미를 극대화 시킨 것. 빈틈없는 긴박한 전개에 비장한 영상미,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긴장감과 이를 맛깔나게 표현해낸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복수를 핵심으로 하는 기존의 통속극들과는 차별화되는 특유의 분위기는 ‘국수’보다는 ‘복수’에 힘을 주면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 등장인물들의 삶을 진하게 우려내는 연출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KBS 2TV 수목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채승대 극본, 김종연·임세준 연출, 베르디미디어, 드림E&M 제작)은 지난 3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결국 마지막은 궁지에 몰린 김길도(조재현 분)의 자살이었다.
20회를 묵직하게 끌고 온 힘의 원천은 연출력이다. 한 장면 한 장면 그냥 넘기는 법이 없었다는 것에 주목해볼 만하다. 연출자와 스태프들은 국수 장인이 맛있는 국수 한 그릇을 말듯이 정성스런 한 그릇을 만들어냈다. 넘치는 센스가 드라마 화면구도와 분위기를 맛깔나게 구성하는데, 그 기법이 복수를 축으로 하는 통속극 연출과는 색다른 맛이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는 평이다.
탄탄한 원작을 나름대로의 방방식으로 흥미롭게 재구성했다는 점 또한 주목해볼만한 포인트였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흐름 중 복수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힘을 주면서 원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탄생한 것. ‘국수’라는 소재를 '복수'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원작을 현실감 있게 살려낸 부분도 호평 받을 만했다.
복수의 과정도 여느 통속극처럼 간단하지 않았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작품. 네 명의 주인공 천정명, 이상엽, 정유미, 공승연의 인생이야기가 복수와 함께 얽히고설키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다채로운 그림들을 완성시켰다.
극복을 맛깔나게 살려낸 배우들의 열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를 낸 것.
한편 종영한 ‘국수의 신’ 후속으로 김우빈, 수지가 주연을 맡은 ‘함부로 애틋하게’가 오는 7월 6일 오후 10시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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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국수의 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