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떨해서 세리머니도 준비못했다.
홍진표(대전, 국내랭킹 10위)가 '강적' 조재호(서울시청, 3위)를 꺾고 데뷔 15년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홍진표는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6 잔카세이프티배 아시아 3쿠션 오픈 당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조재호를 14이닝만에 40-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 2002년 선수 등록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홍진표는 우승상금 3000만 원까지 받아들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홍진표의 종전 최고 성적은 지난해 5월 제3회 국토정중앙배 결승에서 국내랭킹 1위 김행직(전남)에 패해 준우승을 거둔 것이었다.
홍진표는 27-30으로 뒤진 14이닝에 무려 13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더욱이 상대가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가진 조재호였다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홍진표는 경기 후 "얼떨떨해서 세리머니도 제대로 못했다"면서 울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 "15년만에 우승을 했다. 임신 중(8개월)인 아내가 가장 먼저 생각나고 보고 싶다"는 홍진표는 "곧 태어날 '쑥쑥이(태명)'가 행운을 준 것 같다. 내겐 선물 같은 우승"이라고 활짝 웃었다.
또 홍진표는 "한양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생활스포츠학과)을 밟으며 논문을 준비 중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좀더 선수 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 조재호 선수가 워낙 잘치기 때문에 욕심내지 말자고 생각했다"는 홍진표는 "원래 후반에 점수를 많이 내는 스타일이었는데 초반부터 집중하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운이 좋았고 재호 형이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진표는 "올해 아직 많은 대회가 있다. 특히 월드컵 경기에 출전해 큰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세계랭킹도 현재 68위인데 더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홍진표는 오는 7월말 대전 대덕구 오정동 한남 5거리에 당구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