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강철전사로 꽃을 피우지 못했던 티아고(성남 FC)가 옛 스승인 황선홍 감독의 FC 서울 사령탑 데뷔전서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서울은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성남과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서 1골을 먼저 넣고 내리 3골을 내주며 1-3 역전패했다.
3경기 무승 및 2연패를 당한 서울은 승점 30, 2위에 머물렀다. 반면 성남은 이날 승리로 승점 26, 5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경기 전 만난 황 감독은 "티아고의 컨디션이 좋다. 득점력이 올라와 조심해야 할 선수"라며 "연계는 떨어지지만 스피드가 빠르고, 왼발이 워낙 좋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아고는 옛 수장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빠른 스피드와 왼발로 서울의 수비를 시종일관 흔들었다. 0-1로 뒤지던 전반 중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황선홍 감독의 데뷔전 잔칫상을 엎었다.
티아고는 지난해 포항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데뷔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강렬한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초반 선발로 나오다 후반기 주로 교체 요원으로 뛰었다. 왼발과 스피드에 특장점이 있었지만 연계가 좋지 않아 황선홍 감독의 스틸타카와 맞지 않은 까닭이었다. 첫 시즌 성적표는 25경기 4골 3도움, 기대 이하였다.
티아고에게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축구를 구사하는 성남은 꼭 맞는 옷이었다. 압도적인 스피드와 물 오른 왼발로 K리그를 평정했다. 아드리아노를 제치고 득점과 공격포인트 부문에서 1위를 질주 중이다.
티아고는 황 감독에겐 특별한 이날 경기서도 가장 빛난 별이 됐다. 황 감독이 경계하던 번뜩임이 수 차례 빛을 발했다. 성남이 체력을 덜 쓰고 효율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