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하하 폭탄 투하, 결국 노홍철 대신 맡은 악역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26 09: 49

‘무한도전’이 하하의 마구잡이식 ‘막장 웹툰’으로 연이어 만화를 이어가는 ‘릴레이툰’ 특집의 재미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재미를 위해 악역을 도맡은 하하가 사리사욕을 위해 이 같은 장난을 쳤다고 오해를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오래 본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악역으로 갈등을 만들어 재미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현재 멤버들과 인기 웹툰 작가들이 연이어 만화를 만드는 ‘릴레이툰’을 방송하고 있다. 지난 25일 하하와 기안84의 웹툰을 시작으로 6주 동안 차례대로 웹툰이 공개되는 것. 이미 멤버들이 경고하고 예상했듯이 누가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느냐의 대결이 될 전망.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 하하는 30년 후의 ‘무한도전’의 처참한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자신을 제외한 ‘무한도전’ 멤버들이 나락으로 빠지고, 김태호 PD가 자신에게 매달려 부탁하는 충격적인 이야기 전개로 멤버들의 원성을 샀다.

말도 안 되는 ‘막장 웹툰’에 대한 멤버들의 어이 없어 하는 표정과 이를 지켜보며 즐거워 하는 하하의 표정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동시에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확 높아졌다. 불길에 갇힌 하하가 살아날 수 있을지, 그리고 하하의 장난으로 인해 밑바닥으로 떨어진 멤버들의 극중 인생이 어떤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궁금하기 때문.
한 작가가 만드는 웹툰도 아니고, 심지어 웃기기 위해 이야기 개연성은 저 멀리 보낼 가능성이 높기에 이번 ‘릴레이툰’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예상한대로 하하는 마구잡이식 전개로 멤버들로부터 ‘자기 위주의 이야기’라는 재미를 위한 비난 상황극에 놓였다. 방송에서는 멤버들끼리 서로 '지적질'을 쏟아내며 재미가 높았는데 방송 후 일각에서 논란이 일었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이 불편했다면서 지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물론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고, 예능은 예능으로만 봐야 한다고 하하를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웃음을 형성하기 위해 ‘막장 웹툰’을 만든 하하는 일부에서 ‘욕받이’가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무한도전’의 재미 형성 방식이기도 하다. 지금은 프로그램을 떠났지만 길과 노홍철이 악역을 책임지며 상황극과 추격전의 재미를 높였고, 선한 예능 캐릭터를 가진 유재석과 정준하가 뒤통수를 맞을 때의 반전의 쾌감이 높았다. 드라마에서 누군가는 못된 역할을 수행해야 결말의 흥미가 높아지는 것처럼 ‘무한도전’ 역시 예능이지만 누군가는 갈등을 일으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마치 드라마가 극중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 긴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무한도전’도 아무리 똘똘 뭉쳐 협업으로 감동과 재미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때때로 선과 악의 구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이 같은 갈등 요소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고 캐릭터의 충돌 속 웃음 지점이 빵빵 터질 수 있다.
하하는 올해 초 정준하에게 벌칙을 몰아주며 정준하가 이 벌칙을 올해 안에 다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정준하가 하하 때문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에 출전하면서 만든 재미와 감동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자처하고 수행하는 재미를 위한 ‘예능 악행’의 힘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온갖 거짓말과 장난으로 웃음을 만들었던 길과 노홍철이 없는 ‘무한도전’에서 하하의 어깨가 무거운 동시에 ‘시청자 게시판 지분’이 확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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