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허리에 공을 맞고서는 벤치 클리어링을 막는 '손짓' 한 번으로 주장의 품격을 보여준 한화 정근우가 5타수 4안타 맹타를 과시했다.
정근우는 23일 마산 NC전에 톱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 안타 10개 중 40%. 그러나 팀 승리를 홀로서 책임질 수는 없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친 정근우는 두 번째 타석 3회 1사 1루에서는 좌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양성우, 송광민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득점까지 올렸다.
정근우는 7회 투혼을 담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 동점을 성공시켰다. 2사 3루에서 NC는 김진성을 내리고 최금강을 올렸다. 공교롭게 이틀 전 자신에게 고의성 섞인 몸에 맞는 공을 던진 최금강이었다.
정근우가 때린 타구가 2루로 빠져나갈 찰나에 최금강이 발로 막아냈다. 재빨리 최금강이 1루로 던졌고, 정근우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으나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정근우는 1루에 누워서 온몸으로 세이프라고 항의하며 비디오 판독 신청을 주장했다.
한화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합의판정이 이뤄졌고, 정근우는 세이프로 번복됐다. 3루주자 이성열의 득점이 인정돼 3-3 동점이 됐다.
9회 2사 1루에서 마무리 임창민과의 승부. 1루 주자 장민석이 5구째 2루 도루를 성공했다. 풀카운트. 정근우는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갔다. 연장 12회 6번째 타석에서야 내야 땅볼, 범타로 물러났다.
21일 NC전에서 정근우는 7회 최금강의 보복성 투구에 허리 부근을 맞았으나, 팀 동료들을 향해 '괜찮다. 나오지 마라'는 뜻이 담긴 손짓을 해 양팀 선수들의 벤치 클리어링을 막았다.
이날 SK-LG전에서 양팀 주장 김강민과 류제국이 몸에 맞는 볼 상황에서 주먹다짐을 하는 등 불미스러운 장면을 연출한 것과 대조돼 칭찬을 받았다. NC와의 2경기에서 개인 성적과 인품 두 가지를 모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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