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위용이었다.
KIA 좌완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2연승이자 3승을 따냈다.
올들어 가장 깔끔한 투구내용이었다. 전날 26안타의 롯데 타선도 양현종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투구밸런스를 되찾은 듯 경쾌한 몸놀림과 가벼운 팔동작이 어우러지며 스트라이크를 계속 꽂아넣었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로 직구로 윽박지르다 느린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었다. 변화구를 기다리면 힘있는 직구로 방망이를 헛돌리게 했다.
1회는 탈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2회 1사후 강민호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두타자를 삼진과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3회도 삼진 1개 포함해 영의 행진을 이었고 4회는 김문호와 아두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2루타를 내준 강민호를 선채로 삼진으로 잡으며 시작했고 2사후 손용석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준태는 직구를 던져 헛스윙으로 잡았다. 5회까지만 시즌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위력투였다. 무사사구에 투구수도 73개, 이상적이었다.
6회도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다. 1사후 이우민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았지만 김문호를 2루 땅볼로 유도해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황재균과 승부에서 슬라이더를 던지다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불의의 일격이었다. 시즌 7번째 피홈런이었다. 그러나 흔들림은 없었다.
7회는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 정훈은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마지막 타자 손용석은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쳤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투구수는 101개. 무사사구에 첫 100이닝, 시즌 최다 탈삼진, 그리고 첫 연승까지.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등판이었다.
경기후 양현종은 "지난 경기에 이어 포수 이홍구의 볼배합이 무척 좋았다. 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특히 볼넷을 주지 않으면서 경기를 편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어제 중간투수들이 많이 투입돼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로 100이닝을 넘었는데 항상 많은 이닝에 대한 욕심이 있어 스스로 뿌듯하다. 롯데가 공격적인 팀이라서 공격적으로 빠르게 승부했던 것이 많은 탈삼진을 잡은 이유였다. 체력안배를 하면서 남은 시즌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겠다. 시즌 초반 풀리지 않았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