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가 꽁꽁 묶인 LG가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드러내며 사실상 자멸했다.
LG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10으로 대패했다. 타선은 상대 에이스인 김광현에게 꽁꽁 묶이며 8회까지 1점도 뽑지 못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회 이재원에게 3점 홈런을 얻어 맞으며 0-3으로 뒤진 LG는 3회 수비가 문제를 일으켰다. 선두 김강민의 1루 땅볼 때 정성훈이 공을 뒤로 흘리며 위기가 시작됐다. LG 선발 코프랜드는 두 타자를 모두 잘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김성현의 유격수 땅볼 때 윤진호의 수비 실책으로 이닝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두 실책 중 하나만 없었더라도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책에 SK의 공격이 계속됐고 결국 최정의 볼넷에 이어 이재원이 만루포를 터뜨렸다. LG로서는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는 이닝이었다.
4회 추가 2실점도 실책에서 비롯됐다. 2사 후 정의윤의 타구가 2루수 방면으로 흘렀는데 정주현이 이를 처리하지 못하며 위기가 시작됐다. 이어 박재상의 2루수 직선타 코스는 정주현의 글러브를 맞고 튀며 타점이 됐다. 타구가 강하기는 했지만 잡아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닝이 마무리되지 못했고 결국 김성현의 행운의 안타까지 터지며 2점이 더 났다.
만약 0-3으로 경기가 중반에 이르렀다면 LG는 언제든지 추격이 가능했다. 상대 에이스 김광현도 쉽게 공을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9점의 리드는 김광현에게 너무 넉넉했다. 투구수를 줄이기 위해 정면승부를 했고 쫓긴 LG의 방망이는 더 무뎌졌다. 결국 LG는 9회 이천웅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가는 데 그쳤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