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다운 역투였다. SK 에이스 김광현(28)이 또 한 번의 역투를 펼치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더불어 LG전 8연승을 달리며 ‘LG 킬러’의 면모를 공고히 했다.
김광현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2실점 역투로 완투승을 따냈다. 완봉승은 놓쳤지만 충분히 강렬한 투구 내용이었다.
김광현은 LG에 강한 이미지가 있다. 실제 김광현은 프로 데뷔 후 LG전에 총 31경기에 등판, 15승10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자신의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3.51)을 밑돈다. 완봉승도 한 차례 있었다. 단기간 LG에 약했던 기억도 있었지만 곧바로 털어냈다. 2014년 5월 24일 인천 경기 이후 LG전 7연승이었다. LG전 마지막 패전은 2013년 9월 18일 인천 경기였다. 세 시즌째 패전이 없는 셈이었다.
이런 김광현은 이날이 올 시즌 LG전 첫 등판이었다. 그리고 잘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여기에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최고 141㎞까지 나오며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결정적인 순간 다른 변화구보다는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무수한 헛스윙을 양산해냈다. LG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까지 맞물려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
1회부터 힘을 냈다. 몸이 가벼웠다. 선두 박용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김광현은 문선재를 3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정성훈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회에는 히메네스를 3루수 땅볼로, 채은성을 역시 슬라이더로 3구 헛스윙 삼진, 정주현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초반을 잘 넘겼다.
타선이 2회 이재원의 3점포로 3점을 지원한 가운데 3회에는 선두 이병규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정상호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윤진호의 투수 앞 땅볼 때는 2·3루 사이에서 2루 주자 이병규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타선이 3회 이재원의 만루포로 4점, 4회 다시 2점을 지원해 무려 9점을 내준 가운데 김광현은 공격적인 승부로 투구수까지 줄여나갔다. 4회에는 선두 정성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히메네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채은성을 투수 앞 땅볼로, 정주현을 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5회와 6회에는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처리, 9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나갔다.
7회 이날 첫 위기가 왔다. 선두 히메네스에게 중전안타, 1사 후 정주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박재욱과 장준원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8회에는 선두 김용의를 커브로 루킹 삼진, 문선재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기세를 올린 끝에 완봉승에 한걸음씩 다가갔다. 비록 9회 2실점하며 완봉승을 놓쳤지만 교체되지 않고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문학에는 총 7팀의 MLB 스카우트들이 찾아 김광현을 지켜봤다. 강한 인상을 남길 법한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