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아중의 연기 내공이 '원티드'를 통해 다시 한 번 폭발했다. 끝없이 도전하는 배우의 저력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김아중은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에서 국내 정혜인으로 변신했다. 이 드라마는 정혜인이 아들을 납치한 범인의 요구대로 생방송 리얼리티쇼에서 범인의 요구대로 미션을 수행하는 엄마의 고군분투기를 다룬다.
이날 방송에서는 혜인의 은퇴 발표부터 아들 현우(박민수 분)를 납치한 범인의 '리얼리티 쇼'를 제작하라는 협박, 아들을 구하기 위한 리얼리티 쇼 세팅 등 숨가쁜 전개가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방송 말미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제 아들이 납치됐습니다"라고 충격 발표를 해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했다.
여기서 눈길을 끈 건 김아중의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인데, 아들이 납치가 된 상황에서도 혜인은 오열을 하거나 극한의 감정을 토해내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다.
물론 리얼리티 쇼를 만들기 위해 신동욱(엄태웅 분)에게 무릎을 꿇거나 생방송에 출연하기 전 떨리는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애쓰는 장면 등은 급박한 상황에 처한 엄마의 절실함이 느껴지지만 그 외에는 생각보다 담담하고 차분한 자세를 취해 극과 극의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한지완 작가와 김아중이 고민 끝에 만들어낸 설정이라고. 관계자에 따르면 한 작가와 김아중은 감정이 지나치게 표출되면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흐릴까 끊임없이 고민을 했다고. 너무 큰 일을 당하면 오히려 정적이 오는 현실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고, 극 또한 혜인의 모성애 보다는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과정에 집중할 예정이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는 김아중에게도 연기 열정을 불태우게 하는 큰 숙제로 여겨진다. 리얼리티 스릴러를 표방하는 드라마라 감정 절제와 표출을 오가야 하니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대본 연구에 임하고 있다고. 이미 '싸인'과 '펀치'를 통해 '장르물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믿고 보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김아중이니만큼 이번 '원티드' 역시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비록 첫 방송 시청률은 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쉽지 않은 장르물 속 새로운 캐릭터 완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김아중의 도전만큼은 무척이나 반갑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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