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시네마]‘봉이김선달’ 유승호, 왜 스크린만 가면 엉망일까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6.22 09: 29

 배우 유승호가 ‘조선 마술사’에 이어 ‘봉이 김선달’로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여장에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며 확실히 망가지지만, 관객을 사로잡을 한 방은 여전히 아쉽다. 한 마디로 2% 부족한 함량미달의 연기를 선보였다.
‘봉이 김선달’은 대중들이 한 번쯤 들어봤던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재해석했다. 김선달(유승호 분)은 위장 전문가 보원(고창석 분), 복채 강탈 전문 가짜 점쟁이 윤보살(라미란), 사기 꿈나무 견이(시우민)와 함께 사기패를 꾸려 사기로 명성을 떨친다. 그러던 와중 성대련(조재현 분)과 얽히게 되면서 그를 속이기 위해 대동강을 팔아넘기려는 계략을 꾸미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변장은 사기의 기본이니만큼 유승호와 고창석은 사냥꾼, 왕, 의금부 도사, 양반, 장사꾼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며 사기를 친다. 그리고 이 과정은 빠른 호흡으로 유쾌하게 묘사된다. 유승호는 여장도 하고 앞니가 튀어나온 추남으로 분장하는 등 영화 내내 웃음을 위해 확실하게 망가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망가지고도 객석에서 실소조차 안나오는 건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연기 내공의 부족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차태현처럼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여태껏 유승호가 보여줬던 수준의 연기를 펼친다. 봉이 김선달이라는 유명한 캐릭터를 신선하게 되살리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다.
익숙한 설화 속 인물인 봉이 김선달을 새롭게 재해석 하기 위해 순수한 사랑꾼이라는 설정을 가미했지만, 사기꾼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어울리지 않기에 이야기와 섞이지 못하면서 아름다운 유승호의 미소만 남는다. 사기꾼을 내세운 영화지만 치밀한 트릭이나 상상하지 못할 장치 없이 그저 유승호의 매력과 연기를 통해 사기를 친다는 설정이 반복되는 것도 유승호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유승호는 군 제대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BC 에브리원 ‘상상고양이’를 시작으로 SBS 드라마 ‘리멤버’, 영화 ‘조선마술사’, ‘봉이 김선달’까지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어오고 있지만 복귀한 이후에도 확실한 한 방은 없다. 이번에는 다를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봉이 김선달’은 여름 블록버스터에 어울리게 물도 쏟아지고 웃음도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2시간을 보내기엔 충분한 영화지만 과연 유승호 주연의 속편이 나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pps2014@osen.co.kr
[사진] '봉이김선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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