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가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풀어가는 하명희 작가의 힘이 발휘됐다. 흔한 의사들의 사랑 놀음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공감할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는 사제지간이었던 두 남녀가 의사 선후배가 되면서 사랑과 성장을 하는 이야기. 전형적인 의사가 주인공인데, 사랑을 하는 무늬만 의학 드라마일 가능성이 높다. 뻔한 이야기인데, 드라마는 일단 재밌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상류사회’를 통해 뻔하지만 깊은 통찰력으로 현실을 꿰뚫는 이야기를 했던 하명희 작가는 이번에도 흔한 이야기 구조 속 통통 튀는 감각적인 대사를 배치했다. 마치 탁구공을 튀기듯 주인공들이 입담을 뽐내는 구도, 이는 로맨스 드라마의 설렘을 확 높였다.
‘싸움짱’ 출신 의사 유혜정(박신혜 분)과 혜정을 가르쳤던 교사 출신 의사 홍지홍(김래원 분)이 펼쳐나갈 사랑 이야기는 첫 방송만 봐도 기대가 됐다. 적당히 환상을 자극하면서도 하 작가의 작품이 현실과 맞닿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직설적으로 꿰뚫는 대사 설정이 있기 때문. 이번에도 하 작가는 남녀 주인공이 첫 만남을 갖고 인연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두근거리면서도 뻔하지 않게 톡톡 튀게 펼쳤다. 그래서 사제 지간을 연기한 김래원과 박신혜가 왠지 모르게 설레게 느껴졌다.
‘닥터스’는 앞으로 학교에서 병원으로 배경이 이동한 후 본격적인 사랑 이야기가 그려질 전망이다. 연기를 잘해서 더 예쁘고 잘생긴 박신혜와 김래원의 로맨스가 가속화되면 더욱 재미가 높아질 전망. 여기에 의사들이 대놓고 사랑하는 드라마를 표방하면서도 뻔하지 않게 변주를 꾀할 작가의 ‘대사빨’이 존재하는 한 흔한 의사들의 사랑 놀음으로 드라마가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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