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신서유기, 우린 왜 막무가내 게임에 열광할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20 16: 57

지겹도록 봤던 그림인데, 그래도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예능인들이 있어 즐겁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tvN ‘신서유기’가 별다른 구성 없이 멤버들끼리 제작진이 내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몸을 던져가며 놀이판을 벌여 웃음을 투척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18일 방송에서 연기된 미국 특집으로 인해 급하게 이른 여름 휴가 특집을 마련했다. 멤버들이 하는 일이라곤 계곡에서 놀고 워터파크에서 험한 놀이기구를 타는 일. 물 미끄럼틀을 타며 냉면을 먹어야 했고, 4등분한 큼지막한 수박을 빨리 먹기 대결을 벌여야 했다. 사방팔방으로 튀는 수박과 냉면, 당황하는 멤버들의 표정이 이날 방송의 재미 지점이었다.
이들이 단순한 놀이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오래도록 내보낼 특집성 방송은 많아도 당장 이번 주 방송이 없는 일이 많은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소소하게, 정말 거창한 이유 없이 제작진과 입씨름을 하며 대결을 하는 모습은 웃음이 가득했다.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도, 거창한 기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웃기기 위해 몸을 던졌고, 웃기기 위해 서로 으르렁거리며 놀이를 즐기는 그 모습 자체가 재밌었다.

‘신서유기’도 마찬가지였다. 5년 전 함께 했던 ‘1박2일’ 제작진과 출연진이 한데 모여 중국을 떠돌아다니는 예능.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 전 ‘1박2일’ 멤버들과 새 멤버 안재현은 막무가내로 제작진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일이 많다. 저녁식사를 먹겠다고 광고 배경음악을 듣고 제품을 맞추는 대결을 벌이다가 특정 회사 이름이 잘 들리지 않아 수십번 오답을 쏟아내거나, 제기차기를 하다가 유독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안재현이라는 막대한 구멍 멤버로 인해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일이 ‘신서유기’의 상당 부분이 채워진다.
어이 없이 웃음이 터지는 일이 ‘선서유기’가 가진 예능의 힘이다. 새 멤버 안재현이 만드는 돌발상황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전 ‘1박2일’ 멤버들의 친근한 조합에 새로운 재미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1박2일’에서 자주 봤던 제기차기 대결이 왠지 모를 긴장감이 형성된다. 시청자들은 또 다시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이수근이 50개의 제기차기를 성공하길 바라며 집중해서 이들의 대결을 바라본다. 막무가내로 펼쳐지는 경기와 웃음 형성 방식이지만 그냥 웃겨서 웃게 되는 게 ‘신서유기’가 시즌 2에서 빵빵 터진 웃음을 안긴 배경이다.
‘무한도전’은 급하게 마련된 일명 ‘땜빵 특집’에서 웃음을 안기는 일이 많았다. 휴가를 급하게 떠나거나 별다른 구성 없이 몸으로 때우는 특집에서 빵빵 터졌는데, 멤버들이 웃기겠다고 작정하고 막무가내로 놀아대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신서유기’ 역시 마찬가지. ‘1박2일’ 때부터 아무 이유 없이 웃고 떠드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강호동 패밀리’의 웃음 형성 방식을 지지했다. 물론 이 같이 몸개그와 무식 대결로 점쳐지는 단순한 구도가 통하는 것은 이들이 때때로 만들어내는 뭉클하고 공익적인 감동이 프로그램에 탄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일 터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무한도전'과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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