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디마프' 신구, 인생 묻어난 연기..어찌 울지 않으랴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6.19 10: 30

연기에 인생이 뚝뚝 묻어나있다. 덕분에 진정성으로 똘똘 뭉쳐져있고 이를 보는 안방극장은 눈물로 젖었다.
배우 신구는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나쁜 남편 석균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안겼다.
무엇보다 석균이 변해가는 과정에서 신구는 과도한 감정 표현도, 과도한 몸의 움직이도 보이지 않았지만 석균의 심정 변화를 고스란히 표현해내는 놀라운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석균은 아내 정아(나문희 분)가 왜 자신을 떠나게 됐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다. 사느라 바빴던 석균이 처음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게 된 것.
그는 정아와 신혼 초 찾았던 집을 다시 방문, "우리 꼭 제주도로 신혼여행가자.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여행보내줄게"라고 정아에게 했던 약속들을 되새기며 아내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뿐만 아니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구박당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도 모른척 해야 했던, 게다가 아프다는 말을 무시한 채 자신의 일만 하다가 정아가 결국은 유산을 해버린 일들 모두가 석균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철길 위에 멈춰선 석균은 둘이서 나란히 걸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 혼자 남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드디어 자신이 '나쁜 남편'이었음을 깨달았다.
이 과정에서 신구가 한 것은 별다른게 없었다. 회상 장면에선 젊은 배우들이 연기를 했고 단지 신구는 이를 회상하는 듯한 연기를 했을 뿐이다. 
철길 위에서도 신구는 양쪽을 번갈아가며 과거 자신의 모습을, 현재와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연기를 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보는 이들은 신구의 연기에 몰입했고 과거를 떠올리며 뉘우칠 때에는 눈물까지 흘렸다. 이는 신구의 연기가 지닌 진정성 덕분일터.
흔히 연기파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관록'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관록의 배우, 그만큼 경험이 많다는 뜻을 의미하는 이 단어가 지난 18일 방송된 '디어 마이 프렌즈' 속 신구에게 제대로 적용되는 말일 듯 싶다. 
그가 배우로서 살아온 인생, 한 사람으로서 살아온 인생들이 모두 담긴 듯한 눈빛 연기는 백마디 말보다 더 진한 울림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굳이 대사가 없어도, 이 캐릭터가 지금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진다는 것은 신구라는 배우가 가진 가장 큰 힘.
잘못을 뉘우친 석균은 앞으로 더 '짠내'가 날 전망. 석균 캐릭터에게는 미안하지만 석균의 감정이 변화될수록 신구의 '인생 연기'를 더 확인할 수 있어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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