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엘조 "원래 배우가 꿈..역할·분량 상관없이 오디션" [인터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6.16 12: 40

아이돌 가수 틴탑의 멤버이자 이제는 첫 지상파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당당히 따낸 엘조는 마치 드라마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듯 특유의 밝고 건강한 매력을 아낌없이 발산했다. 다소 엉뚱하지만, 그래서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다분했다.
엘조는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에서 드러머 서재훈을 연기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신석호(지성 분)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담고 있는데, 서재훈은 이 딴따라 밴드의 멤버로 활약 중이다.
6회부터 등장한 재훈은 드럼 천재라 불러도 좋을 만큼 기가 막힌 드럼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에겐 절대 넘을 수 없는 산 같은 엄마(최지나 분)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5살 때부터 엄마의 픽업에 끌려 다니며 만들어진 우등생으로 살았던 것. 그러다 원서에 적을 취미 드럼 연주를 위해 드럼을 배우게 됐고, 그 과정에서 신석호를 만나 딴따라 밴드 멤버로 합류를 해 엄마에게 처음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런 재훈의 매력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발언과 행동인데 이는 곧 '딴따라'의 재미 포인트로 손꼽인다.

지난 15일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옥에서 만난 엘조는 전날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촬영이 끝난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았는데, 막상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니 공허한 마음이 들었고 이 때문에 잠을 잘 못잤다고.
그는 "집에 들어갔는데 비가 오더라. 씁쓸하기도 하고 공허했다. 제가 늦게 합류를 해서 이제 막 스태프들, 배우들과 가까워졌는데 헤어진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아쉬움보다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딴따라'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오디션을 봤다. 연기를 시작했으면 역할은 따지만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하고 싶었다."
- 이 역할 때문에 이번에 드럼을 배웠다고 들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사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드럼을 배우고 치다 보니 압박감이 생기더라.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
- 드럼을 처음 친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잘하더라. 같이 출연하는 강민혁 씨도 잘한다고 칭찬을 하던데?
"드럼은 이번 '딴따라'를 통해 치게 된 건데, 2~3주 정도 배웠다. 드럼이 쉬운 악기가 아니다.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 박자감도 좋아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배웠다. 원래 좀 쳤던 사람이라고 하면 서운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일단 본업은 가수인데,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원래 배우가 제 꿈이라 연기를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뭐든 시간과 기회가 맞아야 하는데, 틴탑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 잘 맞지가 않더라. 그런데 이번에 운 좋게 '딴따라'가 두 가지 모두 잘 맞아서 출연을 하게 됐다."
- 배우가 꿈이었는데 왜 가수를 먼저 시작하게 된 건가?
"연기 학원을 다니다가 가수 오디션에 합격이 된 케이스다. 사실 연습생은 호기심으로 시작을 하게 됐었다. 또 바로 데뷔를 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더 커지더라. 데뷔만 하면 연예인이 되는 거니까, 바로 잘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막상 시작을 해보니 데뷔 후가 더 힘들었다.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렇게 틴탑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연기에 대한 생각은 꿈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연기 꿈을 좀 더 펼치고 싶다."
- 재훈은 엉뚱한 성격의 캐릭터인데, 이를 연기하기 위해 도움을 준 이가 있나?
"재훈이가 6회에 엉뚱한 모습으로 등장을 하는데, 제 딴에는 준비를 했다. 그런데 지성 선배님께서 저의 계산된 연기를 보시고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한 쪽으로 데리고 가셔서 연기 지도를 해주셨다. 정만식 선배님도 편하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 덕분에 손뽀뽀가 탄생을 했다. 선배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 선배로서 지성 씨가 큰 역할을 해준 것 같다.
"선배님께 배운 것이 정말 많다. 존경하게 됐다. 바쁘시고 힘들텐데도 스태프와 후배들을 다 챙겨주셨다. 너무 많은 배려를 받아서 참 많이 감사드린다. 제가 더 성장한 뒤에 지성 선배님과 다시 한 번 더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 딴따라 멤버들과도 연기를 떠나 실제로도 정말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그런 모습이 극 속에서도 묻어나서 보기가 좋았다.
"멤버들이랑 정말 가까워지고 친해졌다. 그래서 끝나는 게 더 아쉽다. 원래는 그런 마음이 안 생겼는데 어제 진짜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니 정말 아쉬움이 크더라."
- 이번에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가장 힘들었던 건 적응이었다. 제가 조금 늦게 합류를 하다 보니 현장 분위기나 스태프, 출연자들과 적응을 하는 것이 힘들었다. 다들 이 일을 오래하신 선배님들이시고, 현장 아우라에 기가 좀 눌렸던 것 같다. 하지만 적응을 하고 난 뒤에는 즐기면서 촬영을 했다."
- 그렇다면 촬영 분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가.
"엄마가 사무실에 와서 서포터를 해주는 장면이 있다. 엄마와 밖에서 화해 아닌 화해를 하게 되는데, 그 장면이 원래는 그렇게 귀엽지가 않았다. 사실 그 장면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서 선배님이 하시는대로 맞춰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대사만 외웠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귀엽게 투정부리는 엄마처럼 연기를 하셔서 저 또한 투정부리는 아들처럼 연기를 했다. 그렇게 귀엽게 다가갈 수 있었다."
- 연기의 꿈을 계속 펼쳐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앞으로 가장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무엇인가.
"제가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장르물 연기다. 하지만 기회와 시간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니까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이 아니라도 뭐든 열심히 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장르물 연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OCN '실종느와르M'에도 잠깐 출연한 경험이 있더라. 분량이 크지 않았는데 그 때 촬영 당시엔 어땠나? 
"제가 장르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승영 감독님의 느낌이 좋아서 오디션을 보고 싶었었다. 그래서 카메오라도 하고 싶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 때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대기하다가 찍었는데 정말 떨렸다. 저는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인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대사를 좀 더 많이 씹었다. 너무 감정에만 충실하다 보니까 많이 그랬던 것 같아서 아쉬웠다."
- 연기자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음 연기를 위해 자기 어필을 해본다면?
"저는 사실 힘들어도 열심히 하는 편이다. 무엇이든 충실하게 임하는 건 최고라고 자부한다. 남들보다 뒤쳐지지 않으려 하는 게 있어서, 제 스스로 피곤한 스타일이다. 고쳐야 하는데, 이건 성공을 해서 고치도록 하겠다.(웃음)" /parkjy@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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