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DJ 인식 바꿔줘서 고맙단 인사, 기뻤다” [인터뷰③]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14 14: 00

마치 끝도 없는 대형 클럽을 그대로 밖에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박명수(46)가 흥겨운 무대를 꾸민 세계적인 전자 댄스 음악(Electronic Dance Music, 이하 EDM)의 축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6 현장이 그랬다. 박명수의 손짓과 말 한 마디, 그리고 신명나는 음악에 열기가 뜨거웠다.
내로라하는 해외 아티스트가 즐비한 가운데 박명수가 이 축제에 4년 연속 참가했다. 내년에도 이 축제가 열린다면, 박명수가 또 다시 무대에 설 가능성이 높아 보일 정도로 관객의 호응은 그 어떤 무대보다 컸다. 박명수의 진두지휘 아래 몸을 자연스럽게 흔드는 관객, 그곳에는 예능인 박명수는 없었고 ‘DJ G-PARK’만 있었다.
박명수가 EDM에 빠져 있다는 것은 2012년 말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어떤가요’ 특집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에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EDM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그였다. 허나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고 밤낮 없이 음악을 만드는 박명수의 열정은 ‘어떤가요’ 특집의 흥행을 이끌었다. 박명수가 EDM을 만들기 시작한지 벌써 4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그는 DJ로서 세계적인 축제의 장에 함께 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음악을 위해 오늘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DJ로서 폭넓은 활동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잘 외워지지 않네요.(웃음) 쉽지 않아요. 앞으로도 영어 공부는 계속 할 거예요. 다른 나라 DJ들과 이야기를 하고 친분을 쌓아서 협업을 하고 싶어요. 외국 아티스트들은 협업을 할 때 돈보다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일단 의사소통이 돼야 친해지니까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만약에 노력을 해서 DJ로서 그들에게 인정을 받고 친분이 쌓이면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테니까요.
새 앨범은 언제 나오는 건가.
EDM 느낌의 가요를 올 여름에 낼 거예요. 그 곡을 편곡을 다르게 해서 공연도 할 거고요. 가을이 되면 좋은 무대가 많아요. 무대에서 즐기고 싶어요.
가족들도 EDM을 좋아하나.
딸은 아직 EDM을 몰라요.(웃음) 딸이 뭘 아는 것도 아닌데 자기는 DJ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제가 계속 음악을 들려주니깐 나중에 좋아하지 않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 집안이 여유롭지 않아서 음악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어요. 아이만큼은 음악을 많이 듣게 하고 싶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디제잉을 하는 것도 가르쳐주고 싶고요. 함께 디제잉을 하면 멋있지 않을까요? 아내는 평가를 잘해줘요. 오늘은 지루했다고, 오늘은 좋았다고 말을 해줘요. 아내가 흥이 많아서 잘 들어줘요.
처음 디제잉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오늘 무대는 세계적인 DJ가 섰던 무대예요. 이런 큰 무대에 오를 때 얼마나 떨리겠어요. 그리고 쉽지 않죠. 확성 마이크를 달아서 제 음악을 다같이 듣는 건데요. 쉬운 일이 아니죠. 심지어 악기와 달리 기계는 사람 말을 듣지 않아요. 때론 오작동을 하죠. 오작동이 발생했을 때 뒤처리를 하는 법을 배웠어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킬도 늘었지만 대처하는 연륜이 생긴 것 같아요.
무대 위 긴장을 즐기는 것 같다.
저는 결혼식 사회를 봐도 긴장해요. 그런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꼭 실수를 하더라고요. 그냥 즐겨요. 실수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넘어가야지, 무조건 잘하려고 하면 틀려요. 그게 울렁증이 되는 거죠. 그냥 자연스럽게 하려고 해요.
DJ를 하면서 보람됐던 순간이 있다면?
정말 기뻤던 일이 있어요. 어떤 네티즌이 SNS로 자신이 DJ라고 연락이 왔어요. 결혼을 앞두고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DJ를 잘 몰라서 걱정을 하셨나봐요. 그런데 제가 DJ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을 하셨대요. 그 네티즌이 DJ를 세상에 알려줘서 고맙다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정말 기뻤어요. 저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DJ에 대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DJ를 하고 싶어한다면 기쁜 일이죠. 옛날에는 DJ를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트는 사람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많이 달라졌죠. 많은 DJ들이 무대에 올라서 한국을 대표하는 DJ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큰 축제에서 메인 무대를 해외 아티스트가 채우는 일이 많아요. 이걸 우리가 해야죠. 우리가 메인 무대를 꾸며 태극기를 흔드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중에게 박명수는 어떻게 기억이 되고 싶은가.
코미디언이든 음악인이든 저는 무대에서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음악을 한다고 너무 깊게 생각하시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재밌는 사람인 박명수를 보고 즐겁다면 그게 제 행복이에요. 저는 음악이든 코미디든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저만의 EDM을 만들어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꼭 세계적인 DJ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jmpyo@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so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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