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코미디·디제잉 모두 대중예술, 즐거움 드리는 일” [인터뷰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14 14: 00

데뷔 후 가수와 작곡, 그리고 디제잉까지 음악에 몰두하는 개그맨 박명수(46). 그를 세계적인 전자 댄스 음악(Electronic Dance Music, 이하 EDM)의 축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6에서 마주했다. 예능인 박명수가 아닌 음악인 박명수를 엿볼 수 있었던 인터뷰, 그와의 수다를 마치고 대기실을 빠져나왔을 때 누군가 “기자님”이라고 불러세웠다. 박명수의 스태프가 아닌 박명수와의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었던 잔뼈가 굵은 음악 업계 관계자였다.
그는 “처음 박명수 씨가 만든 EDM을 듣고 실력파 신인이 등장했다고 당장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박명수 씨가 만든 음악인 줄 몰랐죠. 알고 보니 박명수 씨가 만들었더라고요”라면서 숨은 일화를 들려줬다. 알고 보니 박명수는 자신이 만든 음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자 공개하면서도 이름을 가렸다. 예능인 박명수의 이름값을 지우고 음악 그대로의 평가를 받고 싶었을 터다.
박명수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에 4년 연속 무대에 올랐다. 티켓값이 꽤나 비싼,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찾는 대형 페스티벌에 박명수가 한국 대표 아티스트로 참가하고 있다. 그의 신명나는 공연에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몸을 절로 흔들며 즐기는 모습이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연을 한다고 들었다.
감사하게도 초대를 많이 받긴 해요. 그런데 제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이 있으니깐 많이 참석은 하지 못하죠. 제 무대는 한국인들이 많이 보러와요. 솔직히 말해서 DJ 박명수라기보다는 예능인 박명수를 보기 위해서 온다고 생각해요. 아직 저는 저만의 EDM이 없어요. DJ는 자기가 만든 노래가 있어야 하거든요. 무대 위에서 플레이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자기가 만든 음악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게 중요하죠. 자신의 음악을 많이 가지고 있는 DJ가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거예요. 저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음악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계속 연구하고 있고, 언젠가 본토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서 발표를 하고 싶어요. 지금 흘러나오는 이 노래에도 30가지 이상의 악기가 들어가 있어요. 전문가라면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해외에서 공연을 하면 관객이 DJ 박명수를 보려고 찾아오는 게 아닌가.
제 공연에 사람이 많은 것은 예능인 박명수의 인지도가 있기 때문이에요. 해외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한국인이나 한국과 관련이 있는 외국인이 많이 오는 거죠. DJ 박명수를 보기 위해 오는 분들보다는 예능인 박명수를 보기 위해서 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제가 공식적으로 차트에 올린 EDM이 없어요. 제 노래가 있으면 DJ 박명수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객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요.
EDM이 아직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요도 EDM이 많아요. 요즘 대부분 컴퓨터로 작곡을 하죠. 그런 다음 진짜 악기를 섞는 겁니다. 가요도 결국 EDM이 많아요. 다만 가요는 멜로디를 중시하는 거고, EDM은 비트 위주예요. 가요와 EDM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봐요.
라디오에서 EDM의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하던데, EDM을 대중에게 많이 알린 공로가 있지 않나.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하죠. 그래도 아버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웃음) 아버지 말고 형 정도가 어떨까요?
디제잉을 하면서 인생에서 달라진 게 있다면?
즐거워요. 자신의 직업이 즐겁기 쉽지 않잖아요. 즐거워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살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직업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오래 하다 보니 가끔은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어요. 음악이 저의 돌파구인 거죠. 요즘은 컴퓨터만 있으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예요. 음악을 듣는 시대를 넘어 같이 만드는 시대가 온 거죠. 음악을 듣고 만드는 작업 자체가 즐거워요. 물론 이제는 DJ도 직업이 됐지만,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게 행복하더라고요.
세계적인 DJ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더라.
그 꿈은 계속 가지고 있어요. 2년 후에는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DJ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세계적인 DJ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노래도 직접 만들어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하고, 계속 노래를 발표해야 하죠. 그래도 언젠가는 DJ 박명수가 인정을 받지 않을까요?
DJ가 된 후 예능인 박명수의 달라진 점이 있나?
디제잉 역시 제가 예능인으로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일과 비슷해요. 디제잉으로 대중을 즐겁게 해드리는 거죠. 코미디나 디제잉이나 모두 대중 예술의 맥락에 있다고 봐요. DJ가 된 후 예능인으로서 달라진 것은 없어요. 별개의 사안이죠. 연예인들이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때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음악을 만들고 곡을 구성하며, 무대에서 플레이를 할 때 보람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려요. 대중이 제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워할 때 저도 재밌고 즐겁죠. (인터뷰③에서 계속) / jmpyo@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so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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