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중학교 때부터 음악하는 꿈, 장난 아니다” [인터뷰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14 14: 00

“와~~~~”
지난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셀 수 없을 정도의 구름인파가 몰렸다. 전자 댄스 음악(Electronic Dance Music, 이하 EDM)의 축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6을 즐기러 온 수많은 관중은 개그맨이자 DJ 박명수(46)가 등장하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날 공연은 세계적인 DJ인 데드마우스와 박명수가 꾸몄는데, 한눈에 봐도 박명수의 공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장비 점검을 하는 동안에도 “기계가 신형으로 바뀌었어”, “(평소보다) 사람이 없어”라고 농담을 하며 팬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노련한 DJ였다. 이윽고 시작된 공연, ‘DJ G-PARK’(박명수)의 현란한 손동작에 관중은 지축이 흔들릴 정도로 뛰어놀았다. 손을 올리기도, 춤을 추기도 하며 더운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박명수의 EDM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박명수는 벌써 4년째 이 축제에 함께 한다. 대중은 2012년 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어떤가요’ 특집을 통해 그의 EDM을 처음 접했다. 당시만 해도 ‘무한도전’ 도전의 일환으로 하나 싶었지만, 박명수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등 DJ들의 축제 때마다 자신의 음악을 펼쳐놓고 있다. 음악이 즐거워서 계속 하고 있다는 박명수를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현장에서 만났다.
박명수와의 인터뷰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축제 주최사는 참가 DJ들의 공연장 내 긴 이동 거리를 감안해 소형 카트를 제공했고 박명수와 스태프 역시 이 카트를 타고 대기실에 입성했다. 기자는 주최사 직원의 안내를 받아 다른 관객과 마찬가지로 걸어서 이동했다. 카트를 타고 나타난 박명수와 매니저 등 스태프를 향해 “여러분들만 타고 오시는 거냐?”라고 농담을 건넸다. 박명수는 특유의 복식 호흡으로 “계속 걸어”라고 받아쳐 주위 사람들을 웃게 했다. 대형 무대에 오르기 전 인터뷰, 긴장할 법도 하지만 박명수는 행사 진행요원과 취재진에게 친절한 농담과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아래는 박명수와 나눈 대화다.
벌써 4년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는데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음악 무대가 아니더라도 어떤 무대든 긴장이 돼요. 그래도 이 페스티벌은 연례행사처럼 해왔던 거라 조금은 괜찮아요. 여름만 되면 이런 무대를 위해 준비를 하고 기대도 하죠. 이런 큰 무대에 서기 위해 늘 연습을 하고 있어요. 홍대 인근에 처남이 운영하는 펍이 있는데 일주일에 한두 번씩 플레이를 하고 있죠.
어떻게 디제잉을 하게 됐나.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어요. 개그맨이 된 후 1993년도에 나이트클럽에서 디제잉을 했었죠. 물론 그 때는 하우스 DJ들이 음악을 도와주고 저는 말만 했어요. DJ는 플레이도 하고, 말도 하며, 작곡도 할 줄 알아야 하죠. 그래서 저도 작곡을 계속 하고 있어요.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것 같다.
장난 아닙니다.(웃음) 음악은 당연히 진지하게 해야 하죠. 제가 작곡한 EDM 곡이 10곡 정도 되는데 아직 발표를 할 수준은 아니에요. 계속 연구를 하고 스킬을 배우고 있죠. EDM에서 ‘우우우’ 하는 부분 있죠? 그런 터지는 부분을 만들어놓고 터지기 전까지 전주를 느낌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아무래도 전 한국인이니까 미국이나 유럽의 디제잉 문화를 느낌 있게 만드는 게 어렵더라고요.
어떤 점에서 어려운 건가.
EDM은 컴퓨터로 만든 음악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가상 악기로 만드는 게 모두 EDM인 거죠. 이 음악은 우리 음악이 아니에요. 해외 음악이잖아요. 저를 비롯해서 우리나라 아티스트가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뭐랄까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본토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기가 쉽지 않아요. 외국인이 국악을 하면 국악의 느낌이 안 드는 것처럼 EDM 역시 그래요. 그래서 어느 정도의 퀄리티가 나올 때까지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어요. 물론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가 협업을 할 수 있지만 무작정 발표를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요. 외국 아티스트와 견주어 봤을 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외국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유명한 아티스트와 함께 할 거예요. 음악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저와 함께 일하는 친구가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이에요. 그 친구가 돌아오면 함께 음악을 만들어 볼 거예요.
박명수 씨가 유학비용을 마련해주고 있는 건가?
전체는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을 제가 대고 있죠. 워낙 음악적으로 잘하는 친구여서 그 친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유학비용을 도와주고 있어요. ‘명수네 떡볶이’ 편곡을 한 친구인데, 김주형이라는 친구입니다. 우리 크루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 jmpyo@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so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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