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엣가요제', 상금·가왕 없어도 사랑받는 이유 [Oh!쎈 현장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6.14 11: 00

 (Oh!쎈 현장②에 이어) 누군가는 음악예능프로그램의 범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안에서 음악예능이 주는 진정한 감동을 찾아낸 프로그램이 있다. 단순히 듀엣 무대라서가 아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는 거창한 포부가 아니어도 괜찮다. 누군가 가슴 속에 한 번 품어봤던 꿈을 실현시켜주는,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래하는 순수함이 그 자체로 빛났다. “상금도 가왕도 없지만 따뜻함 전달하고 싶다”던 제작진의 말이 느껴졌다.
‘듀엣가요제’는 지난해 추석 ‘듀엣가요제 에잇플러스(8+)’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소유(씨스타), 초아(AOA), 전효성(시크릿) 등 다양한 걸그룹 멤버 8인이 출연해 일반인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여자 아이돌가수로 국한돼 있던 참가 폭을 넓혀 올해 설에는 민경훈(버즈), 정준영, 홍진영, 지코(블락비) 등 다양한 가수들이 출연해 일반인 파트너와 듀엣 무대를 펼쳤다.

명절 파일럿으로 두 번의 시험대에 올랐던 ‘듀엣가요제’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금요일 오후 9시 30분 정규 편성에 안착했다. 이후 6월 10일 방송을 기준으로 10회까지 이어오며 시청자들에게 더 진해진 감동을 선사 중이다.
많고 많은 음악예능 중에서 ‘듀엣가요제’가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스포트라이트와 선택의 주체가 연예인 참가자가 아닌 일반인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먼저 연예인들이 일반인 참가자를 찾아가지만, 그를 받아들일지 아닐지 혹은 누굴 받아들일지는 결국 일반인 선택의 몫이다. 여기서부터 그들이 주체가 돼 듀엣을 함께 이끌어나간다는 동등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또한 제작진들이 섭외 과정부터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인, 바로 가수들의 마음가짐이다. 일반인 파트너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경연 무대에 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니, 선곡이나 파트 분배부터 그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듀엣가요제’ 무대에 선 모든 가수들이 이런 배려 넘치는 모습을 보여 왔고, 혹여 일반인들이 긴장감에 실수를 하더라도 다독이며 이끌어나가는 감동적인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청중평가단 역시 이런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도한 ‘사연팔이’를 하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꿈을 위해 무대에 선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배경 이상의 이슈 몰이는 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배려와 자신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과도한 경쟁심, 경연보다 부각되는 이슈가 없다 보니 시청자들로 하여금 전쟁 같은 승부보다는 하나의 축제를 즐긴 듯한 느낌을 들게 한 것이다. 이것이 ‘듀엣가요제’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 besodam@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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