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안 “‘비정상회담’ 하차 아쉽죠..그래도 변화는 필요”[인터뷰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6.14 09: 30

얼마 전 100회를 맞은 JTBC ‘비정상회담’은 새 단장을 위해 기존 외국인 패널들과의 작별을 선택했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멤버 중 장위안도 포함돼 있었다. 원년 멤버로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장위안은 이로써 2년여 만에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
사실 장위안을 비롯해 타일러, 다니엘 등의 멤버들이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하는 것이 놀랍다. 이들 모두 토론에 활기를 불어넣는 멤버들이었기 때문. 그중 장위안의 캐릭터는 독보적이었다. 방송 초반부터 장위안의 캐릭터는 확실했다. 보수적인 시각은 물론 강한 자기주장으로 토론에 불을 붙이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특히 ‘비정상회담’ 멤버 중 가장 많이 변화한 멤버로 항상 장위안이 언급되는데 장위안은 회를 거듭할수록 토론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비정상회담’ 토론에서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하차가 결정돼 팬들의 아쉬움은 크다.

- ‘비정상회담’에서 2년 만에 하차하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지?
▲ 아쉽다. 2년 동안 해왔고 ‘비정상회담’이 내게는 첫 출연 한국 예능프로그램이라 이렇게 하차하게 돼서 아쉽지만 이 프로그램 통해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예능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중국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몰랐던 것에 대해 알게 됐다.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최근에는 100회 특집 방송 때 원년 멤버부터 거의 모든 멤버들이 같이 기욤 집에 모여 시청했다.
- 앞으로 ‘비정상회담’ 녹화가 없다고 생각하니 어떤지?
▲ 쉬고 싶지 않다.(웃음) ‘비정상회담’을 2년 동안 계속해오다 쉬게 됐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였다. ‘비정상회담’ 할 때는 매주 일요일 녹화라 항상 토요일 밤부터 공부했는데 이제 ‘비정상회담’과 함께 하는 토요일 밤도, 일요일도 없어졌다. 적응이 안 되는데 공부도 하고 있고 방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비정상회담’에서 하차 후 어떻게 지내는지?
▲ 요즘 공부를 많이 하고 있고 노래 연습도 하고 있다. 어렸을 때 꿈이 가수였다. 중국에서는 아나운서와 MC들이 노래를 발표하기도 하는데 나도 나중에 그렇게 하고 싶다. 그래서 음악학원도 다니려고 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 ‘비정상회담’에서 2년 동안 자신이 한 걸 평가해보자면?
▲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서 우리나라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없었던 게 아쉽다. 타일러처럼 한국말을 잘하면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내 능력치에서 최대한 전달했다. 많이 노력했고 많이 배웠고 많이 바뀐 것에 대해 만족한다. 아쉬운 거 반, 만족한 거 반이다.
- ‘비정상회담’ 하면서 어땠나? 중국을 대변해야 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 ‘비정상회담’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대표로서 얘기할 때 그 나라의 입장에서 얘기해야 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부담감도 있었다. 새 멤버 중에 중국 멤버도 있다고 하는데 지금 중국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잘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 ‘비정상회담’을 하면서 어떤 걸 배웠나?
▲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건 우리 고향의 얘기였다. 다른 지역은 몰랐다. ‘비정상회담’ 초반에 고집 센 거로 유명했는데 점점 바뀌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다른 나라는 이런 경우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성격이 좀 바뀌었다. 주변에서도 느낄 정도다. 이 프로그램은 나한테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내 인생에 많은 도움을 준 예능이다. 그 변화가 마음에 든다. 내가 20년 동안 겪은 것보다 ‘비정상회담’에서 2년 동안 겪고 느낀 게 더 많다.
- ‘비정상회담’ 하면서 한국말 많이 는 것 같나?
▲ 토론할 때는 어려웠는데 일상대화는 괜찮았다. 토론할 때는 언어도 어렵고 문법도 어려웠다. 타일러가 말하는 단어가 어려웠다. 한국말 아직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할 거다.
- 지난 2년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어떤지? ‘비정상회담’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 고마워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원래 한국에서 일하는 평범한 중국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마 나의 영향도 있을 수 있고 한국 사람들이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중국의 문화나 실제 상황을 알게 돼서 나한테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에 대한 관심보다 우리나라에 관심을 둬 주는 게 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비정상회담’ 덕분에 시청자들이 중국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오해가 많이 없어졌다. 이게 나에게 제일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 ‘비정상회담’을 떠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뭔지?
▲ 녹화가 아닐 때도 평소 MC들, 친구들과 있었던 게 기억에 제일 많이 남아있다. 지난해 6월 회식하면서 시경이 형이 나한테 한국어 공부를 해야 하고 나중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줬다. 나한테는 형님 같은 느낌이 있다.
- 2년간 함께 호흡을 맞춘 MC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오해도 있었는데?
▲ 한 사람이 5분씩만 말해도 3~4시간 되는데 우리가 마음대로 말하면 밤새워 녹화해야 한다. 현무 형이 흐름을 잡아주고 세윤 형이 분위기를 살리고 시경이 형은 우리한테 좋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MC들이 있어야 우리가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 일부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한테는 도움이 됐다.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하지만 MC들과의 잠깐 이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데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한 동료가 아니고 친구나 형, 동생 사이다. 가족 같다.
- ‘비정상회담’이 이번에 큰 변화를 시도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비정상회담’ 처음 시작했을 때 100회까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첫 회 녹화했을 때 우리끼리 100회까지 가자고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진짜 100회까지 해서 신기하다. 내가 출연한 첫 번째 프로그램인데 100회까지 가서 뿌듯하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 PD님들을 믿고 새 중국인도 잘할 거다. ‘비정상회담’이 200회, 300회까지 갔으면 좋겠다. /kangsj@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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