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비디오여행', '무도'가 부러워 한 15분 녹화? 확인해봤다 [Oh!쎈 현장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6.13 15: 11

 매주 일요일 정오가 지나면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이 방송된다. 무의적으로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모습을 볼 때면 점심 먹을 때가 다 됐음을 배꼽시계보다 더 빠르게 깨닫곤 한다. 단순히 영화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이어 어느새 우리 생활에 녹아든 ‘출발 비디오 여행’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OSEN이 찾았다.
‘출발 비디오 여행’은 국내 영화 전문 프로그램의 원조. 지난 1993년 ‘비디오 산책’으로 시작해 이듬해인 1994년부터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해 벌써 지난 12일 방송 기준 1138회째 방송되고 있다. MBC 서인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의 진행에 맞춰 방송인 김경식과 김생민이 출연하고 있다.
먼저 호기심이 든 부분은 녹화 시간이었다. 앞서 ‘무한도전’ 무도드림 특집에 출연한 ‘출발 비디오 여행’ 오행운 CP의 말이 발단이었다. 해당 특집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시간을 각 프로그램에게 판매하고 기부하는 형식. 당시 그는 녹화시간이 단 15분이라는 장점을 어필했던 바 있다.

녹화가 진행되던 날 오전 11시 상암 MBC 방송센터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는 녹화 준비에 한창이었다. 스튜디오 안에는 온통 초록색이었다. 배경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블루보다 색이 더 잘빠져 요즘에는 대부분이 그린스크린을 쓰고 있다는 담당 CP의 친절한 설명이다.
MBC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서 연륜이 이런 것일까. 스튜디오 녹화에 소요된 시간은 많지 않았다. 각자의 코너를 소개하는 영상이나 오프닝 정도를 한 명씩 찍고 나니 정말 녹화 시간만 계산하면 15분 정도였다. 일인당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은 것. 사실 방송에서 보이는 것은 영화 화면이 더 많아 출연진들은 녹화보다 더빙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
현재 고정 코너는 4개로 매주 6개의 꼭지를 내보내고 있다. 많게는 10편의 꼭지도 내보내는 경쟁프로그램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 서인과 양승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온영화’와 성우 김구가 소개하는 ‘신 세 개’에서는 신작 영화를 다룬다. 하나의 브랜드가 된 김경식의 영화 대 영화, 김생민의 ‘기막힌 이야기’도 고정이다. 여기에 영화소생술사, 심스틸러 등 차별화된 기획이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현장은 내내 화기애애했다. 특히 서인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는 역시 동기다운 케미스트리(조합)를 뽐냈다. 함께 하는 인사와 제스처는 말하지 않아도 척척이다. 김경식과 김생민은 역시 베테랑답게 능숙하게 녹화를 끝냈다.
정말 실제 녹화시간이 단 15분이라는 점에 놀라워하자 출연진 중 김경식은 “우린 15분 혜택을 누리지만 제작진들은 사실 일주일동안 고생한다”며 그들의 노력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녹화를 마친 출연진들은 하나둘 더빙실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이틀 동안 공을 들여 작업이 이뤄진다. 이렇게 영상에 목소리까지 입혀지면, 매주 일요일마다 우리를 흥미진진하게 했던 ‘출발 비디오 여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방송의 흥미를 위해 15분이라는 녹화 시간을 내세웠던 담당 CP였지만, 직접 현장에서 느낀 것은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역사 깊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었다. 바로 이것이 프로그램을 23년 동안 이끈 힘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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