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윤종훈 “‘tvN 공무원’ 수식어, 감사하고 기쁘다” [인터뷰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6.14 07: 59

 “목표와 꿈은 다르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윤종훈이 나오면 볼만하다’는 신뢰 받는 배우가 되는 것이고, 인간 윤종훈의 꿈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연극으로 시작해 영화, 웹드, TV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배우 윤종훈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그에게 좋은 연기자가 되는 길을 끝없는 자기 수련이며, 결국 언젠가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만난 윤종훈은 말 그대로 만화책 속 주인공이었다. 180cm의 큰 키에 조막만한 얼굴, 그 작은 얼굴에 눈 코 입이 비율을 맞춰 자리 잡고 있었다. 거기에 또 배시시 웃으니 뭇 여성들이 좋아하는 ‘꽃미남’이 완성됐다.

데뷔작 ‘몬스타’부터 ‘응답하라 1994’, ‘응급남녀’, ‘미생’, ‘닥터 프로스트’, ‘또 오해영’까지. 필모그래피의 반 이상이 tvN 작품이어서 그에게 ‘tvN 공무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윤종훈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tvN 공무원이란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 아마도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연속해서 나오니까 그런 말을 해주신 것 같다”며 “드라마 국장님이 제게 ‘tvN공채라고 말하고 다녀’라고 하셨다”고 전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원석 감독의 ‘몬스타’에 출연했던 인연으로 ‘미생’에도 캐스팅됐다. “감독님이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저를 캐스팅해주셨다.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끝까지 저를 추천하셨다더라. ‘종훈이가 있으니 우리 드라마 성공이야‘라는 우스갯소리도 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감독님은 배우의 다른 면을 끄집어내주신다. 항상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여전히 연락을 해주시고, 제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고 전했다.
‘미생’에서 모자란 데가 없는 고 스펙을 지닌 신입사원으로서, 고졸 낙하산 장그래를 무시하고 따돌린 캐릭터라서 그런지 얄미운 구석이 있었으나 김원석 감독의 연출과 어우러져 매력적인 면모를 뽐냈다. 이후 ‘라이더스’에서는 노력해도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는 사회 초년생을, ‘박대리는 휴가중’에서는 중소무역회사 6년차 대리 역할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몬스타’로 데뷔한 이후 3년 동안 12편의 작품에 출연했는데 소위 톱스타급의 이름값으로 승부하는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다. 스스로 본인의 위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바심이 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진인사대천명이다. 물론 높은 인기를 얻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다. 다른 배우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더 유명하지고 더 인기를 얻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연기가 깨진다. 연기를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강력하게 인지되진 못해도 (배역을)잘 소화해낸다면 단단하게 신뢰가 형성되리라 믿는다.”
인터뷰 내내 그는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천천히 이야기하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줬다. 화통한 웃음을 터뜨리거나 말을 마친 뒤에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해도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좋다. 과거를 돌아보지만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며 밝은 미래를 꿈꾼다”고 30대가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PD와 작가들 사이에서 그는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로 꼽힌다.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그의 강인한 연기 근성 때문일 터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그와 작업을 해본 스태프라면 잊지 않고 그를 다시 부른다고.
윤종훈은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그 날의 할 일을 방에 걸린 칠판에 적으며 체크하는 꼼꼼함을 발휘하고 있다. “제 방에 화이트보드를 사서 갔다 놨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 꼭 해야 할 일,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해야 할 도리를 적는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는지, 영양제는 잘 챙겨먹었는지 쓴다”고 일상을 전했다. 쉬는 날에는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며 주부 모드로 돌변한다고.
“요즘 들어 송강호 선배님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관객들이 어떤 배우의 연기를 보면 봤던 연기라는 생각이 들어 지겹다고 여길 수도 있는데 선배님의 연기는 항상 새롭고 흥미롭다. 저 역시 신뢰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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