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복면가왕’ 하현우, 알고도 모른척 음악대장 151일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6.06 11: 05

 복면 하나 썼을 뿐인데 이렇게 대우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현우가 151일 동안 장기집권을 마치고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직업이 가왕이었던 하현우는 ‘복면가왕’을 통해 여러 가지를 남겼다. 9연승이라는 대기록, 故 신해철인 남긴 명곡의 재해석, 노래 잘하는 가수에 대한 새로운 기준 등을 남겨놓고 떠났다. ‘복면가왕’에서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 밴드 국카스텐 하현우라는 사실은 그의 첫 등장부터 눈치챈 사람들은 많았다. 시원한 고음에서 묻어나는 그만의 스타일은 이미 ‘나는 가수다’에서도 공개된 바 있었다. 하현우는 ‘나는 가수다’에서 ‘한잔의 추억’을 국가스텐 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었다. 국카스텐은 ‘나는 가수다’ 최고의 영예인 졸업은 하지 못했다.
그런 하현우가 복면을 쓰고 ‘복면가왕’에 등장했고 9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이뤄냈다. 하현우의 9연승이 대단한 이유는 김경호, 효린, 양파 등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도 손색없는 보컬들로부터 가왕의 타이틀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음악대장이 매주 어떤 노래를 부를지도 항상 큰 관심을 모았다. ‘하여가’, ‘백만송이 장미’, 판타스틱 베이비‘ 등 트로트부터 아이돌의 노래까지 모두 소화해내며 수많은 레전드 무대를 만들어냈다. 특히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노래는 지금은 없는 신해철이 부르고 만든 노래를 불렀을 때였다. ’일상으로의 초대‘와 ’라젠카 세이브 어스‘ 그리고 ’민물장어의 꿈‘까지 저음에서는 故 신해철을 떠올리게 하는 목소리를 들려줬고 고음에서는 하현우의 트레이드 마크인 속 시원한 고음을 펼치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다. 하현우의 신해철에 대한 진심이 통했을까. 하현우가 부른 故 신해철의 노래들은 유족의 허락을 얻어 음원 출시까지 이어졌다.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고음을 잘 부르는 가수가 경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현우가 대한민국 최고의 고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사이다 같은 고음은 물론 저음 부분에서도 듣는 이들을 집중하게 만든 힘이 있었다.
‘복면가왕’은 ‘나는 가수다’와 출연자들이 다르게 장르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편곡보다 원곡을 그대로 살리는 것을 추구한다. 말 그대로 다른 경쟁자들뿐 아니라 원곡 가수들과 비교도 피할 수 없다. 그런면에서도 하현우는 원곡 가수들과 또 다른 감동을 주며 명실상부한 가왕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현우를 매주 만날 수 없다는 것에 상실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많은 이유다./pps2014@osen.co.kr
[사진] 하현우 트위터,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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