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축구 라이벌 박지성, 예능은 서장훈? 고맙죠" [대기실습격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6.07 07: 10

축구선수였던 이천수가 예능프로그램에 바로 나타나니 서운함을 토로하는 축구팬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은퇴와 동시에 이뤄진 방송인으로서의 데뷔이다 보니 충분히 이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 갑자기 ‘예능인’으로 탈바꿈한 것 같은 모습에 다소 불편함을 드러내는 시선도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이천수는 자신은 여전히 축구계를 떠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상파 삼사를 비롯해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를 망라하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입담을 과시했지만, 자신은 역시 축구 해설위원로써의 삶이 가장 첫 번째라는 설명. 그리고 축구로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반드시 후배들에게 베풂으로써 그 사랑을 돌려주고 싶단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함으로써 제가 축구계를 떠나지 않았다는 걸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축구에게서는 절대 멀어지지 않을 거예요. 나중에는 지도자가 되리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방송과 해설을 하고 있지만 제가 갖고 있는 경험이나 실력, 축구에 대한 야망 등 해온 길이 있으니까 후배들에게 다시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잘하고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필드에서 얻은 경험만큼이나 후배들에게 도움 되고 소중한 건 없다. 때론 처절하게 실패하며 스스로 깨달은 것들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선수생활을 할 당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해준 사람이 없어 후배들만큼은 헤매지 않길 바란다고.
“축구는 정말 자신이 있어요. 그냥 이천수가 살아온 길만큼 애들한테 가르쳐주면 되니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축구는 육체적인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만큼 필요한 게 심리적인 부분이거든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이런 얘기해준 사람이 없었거든요. 또 제 경험을 바탕으로 스페인, 사우디, 일본 등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그곳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겠죠.”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라이벌로 참 많은 사람들이 언급됐다. 축구선수 박지성을 비롯해 스포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안정환, 서장훈, 강호동까지 많은 사람들이 등판됐던 바. 물론 예능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자극적이게 부각된 부분이 있다. 이천수는 영역이 맞물리다보니 자연스레 비교 구도가 된 것 같다며 라이벌이라고 말해주면 감사하다고 전했다.
“축구 쪽에서는 마지막까지 (박)지성이형이라고 생각해요. 형과의 라이벌 구도는 동년배이기도 하고 당시 축구를 외국에서 했던 선수들이 많이 없어서 네티즌 분들이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최근 예능에서 형을 언급한 건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인정한다는 뜻이었죠. 또 예능 쪽에서는 많은 운동 선배들이 활약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스포테이너에 대한 질문이 자주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분들과 절 라이벌이라고 말씀해주시면 고맙죠. 선배들이 잘 닦아놓으신 길을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욕심이 많아요. 형들을 따라잡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달려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역시 가정으로부터 나온다. 부모가 된 많은 스타들은 ‘기저귀 값 벌려면 정말 열심히 하게 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가장이 된 책임감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다. 최근 이천수는 tvN ‘현장토크쇼 택시’를 통해 아내 심하은과 딸 주은이와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라운드의 악동도 딸 앞에서는 무장해제되는 ‘딸바보’였다.
“물론 운동할 때도 힘들긴 했지만 무슨 일을 하든 자신에게 힘들지 않은 일이 있을까요. 굳이 운동이나 방송 쪽 일이 아니더라도 일반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도 힘든 거고, 취업 못하신 분도 다 힘들죠. 그래서 저는 제게 가정이 있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 쉬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죠. 더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요.” / besodam@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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