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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호의 태클 걸기] 수건 던진 손흥민, 무엇이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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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프라하(체코), 허종호 기자] 벤치를 향해 수건을 던졌다. 그냥 던진 것은 아니다. 강하게 던졌다.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 그런데 그 자체가 비난을 받을 행동일까. 동료를 향해 혹은 상대팀의 선수를 향해 던진 것이 아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친선경기는 한국에 큰 충격을 안긴 경기다. 1-6 패배. 19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에 2-6으로 패배한 이후 6실점을 한 것은 처음이다. 20년 만에 부정적인 기록이 나온 셈이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1-6 대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 선수는 없었다.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물론 개개인에 대한 경기력이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문제가 생긴 만큼 당연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교체 된 직후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고개를 숙인 것이 아니라 그 전의 행동만 부각됐다. 손흥민은 교체가 결정돼 그라운드에서 벤치로 들어오며 수건을 강하게 던졌다.

손흥민의 행동을 접한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수건을 던진 행동에 대해 '경솔했다'고 평가했다.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지도 못했고, 벤치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흥분한 모습을 보여 팀 분위기를 더욱 저하시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행동이 한국의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경기장에서 난동을 핀 것도 아니고, 상대 선수 혹은 누군가를 폭행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벤치에서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니다. 그저 수건을 던졌다. 덕아웃 모습이 늘 비춰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 중계 때 흔히 볼 수 있는 부진한 선수가 글러브를 집어던지거나 배트로 물통을 내리치는 장면과 다를 바 없었다.

손흥민은 승부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유럽 원정 친선경기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시즌을 마친 이후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휴가를 즐기지 않고 자발적으로 파주 NFC에 들어가 자발적인 훈련을 할 정도였다.

또한 원정 친선경기를 위해 유럽에 도착한 손흥민은 첫 훈련에서 "승부욕도 강하고 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자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손흥민의 수건 던지기는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 어처구니 없는 경기력을 보인 자신을 향한 실망과 분노의 표시로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수건을 던진 일에 대해 "밖에서 그런 것을 표현한 것이 경솔했다고 하면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비난 여론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난 우리 팀이 좋은 팀이고,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난 대표팀의 선수이지만 대표팀의 팬이다. 내 경기력을 많이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대패의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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