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운빨' 류준열, 까칠+코믹 오가는 이런 요물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6.02 09: 00

 ‘운빨로맨스’ 류준열이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까칠한 모습을 연기하다가도 이내 능청맞게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밀당’(밀고 당기기)을 선보이고 있는 것. 이런 매력 탓에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단 한 대사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로맨틱코미디란 바로 이런 맛이다. 서로 전혀 다른 두 남녀가 악연으로 만나 서로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서 간질간질한 로맨스를 시작한 것. 당사자는 티격태격, 남들이 보면 알콩달콩 에피소드를 쌓아가며 말이다. 그 과정을 보며 시청자들은 주인공들과 ‘밀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류준열은 천재소년으로 태어나 게임회사 제제팩토리의 CEO가 된 제수호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밀당’을 선보이고 있다. 아픈 과거로 인해 차가워진 모습과 심보늬(황정음 분)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코믹한 장면을 만들며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하는 것.

지난 1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천재아들의 그릇을 담을 수 없었던 부모로 인해 어릴 적 깊은 상처를 받은 수호의 과거가 드러났다. 아버지는 책에 파묻혀 있는 수호가 탐탁치 않아 깊은 바닷물에 빠뜨려버린다. 스스로 이겨내라는 것. 그러나 이 일로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고, 물은 수호에게 큰 트라우마가 됐을 것임이 암시됐다. 어머니는 또 어떠한가. 어린 시절부터 천재인 아들을 자랑하기 위해 미디어를 타는 걸 좋아했고, 이 일로 수호는 카메라 공포증이 생겼다. 부모는 아들에게 각각의 트라우마만 심어주고 말았다.
까칠한 모습은 모두 여기서 비롯된 것. 미워할 수 없는 건 마음 속 깊은 상처를 갖고 있음을 시청자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류준열이 극중 부모 앞에서는 특히 더 차가워지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더욱 극대화됐다.
묘하게 심보늬 앞에서는 냉정해보여도 느낌이 다르다. 부모 앞에서는 급속도로 냉각되거나 권태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보늬에게는 전혀 다른 종족을 대하는 듯한 호기심이 서려있다. 수호에게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상황이 아닌 미신은 이해할 수 없는 영역. 그러다 보니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 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수호에게는 보늬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람이고, 당연히 이해할 수도 없는 사람. 보늬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수호에게는 인생 최대의 변수가 돼간다. 그렇게 보늬와 얽히면 얽힐수록 풀어지는 류준열의 코믹 독백은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
앞서 술김에 입을 맞췄던 보늬가 게임 속 캐릭터 얼굴에서 오버랩된 것에 대해서는 “요즘 버그에도 교감신경이 오작동하고 그러냐. 침착해 아드레날린 왜 그래”라며 자신의 심장을 토닥이고, 자신의 방에 부적을 붙이는 보늬를 귀신으로 착각한 상황에 대해서는 “헛것 본거야, 귀신 없어. 프로이드가 이미 증명했잖아. 귀신 없어. 귀신 없다. 귀신 없어”라며 스스로 주문을 외우는 모습이 의외의 귀여움으로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놨다.
앞으로 수호는 보늬와 3개월 계약 연애를 시작할 예정. 까칠한 제대표이지만, 보늬 앞에서 묘하게 풀어지는 모습으로 로코의 참 재미를 모두 챙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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