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동상이몽’, 권고조치로 본 뜨거운 불판, 공감의 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01 17: 14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언제나 뜨겁다. 그리고 뜨거워서 존재 이유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10대 청소년과 부모의 가치관 차이로 생기는 갈등, 이 필연적인 돌부리를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며 함께 풀어보자는 접근이 기획의도다.
지난 해 4월 첫 방송을 한 후 벌써 방송 1년을 훌쩍 넘긴 이 프로그램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함께 고민을 해보자는 제작진의 열린 마음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기 때문. 출연하는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시청자들은 가족들의 이야기와 제작진이 찍은 실생활을 담은 영상을 보며 잘잘못을 가리거나 자녀와 부모가 조금은 서로를 이해하길 바라는 시간을 마련한다.

MC인 유재석과 김구라, 그리고 연예인 패널들은 때론 진짜 가족처럼 분노하고 훈계하기도 한다. 그 대상이 언제나 자녀를 향한 것은 아니다. 부모의 잘못을 나무라기도 한다. 그렇다고 고압적인 자세는 아니다. 다만 출연자들이 마치 내 가족의 문제처럼 공감하며 격한 조언을 쏟아낸다는 것. 기분 좋은 '오지랖'이다. 그래서 때론 MC들과 출연자들의 말이 거슬릴 때도 있고, 강하게 공감이 될 때도 있다. 한 자리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사자성어 동상이몽, 말 그대로 시청자들 역시 가치관에 따라 출연 가족들의 이야기를 해석하고 함께 걱정한다.
공감의 힘이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생하는 가족간의 갈등을 다루기에, 때론 놀랄 때도 있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기에 ‘동상이몽’은 언제나 몰입해서 보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지며 시끄러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프로그램이 1년 넘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누구나 같이 고민할 만한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터다. ‘동상이몽’은 언제나 뜨거운 여론 형성의 장이 된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응어리를 풀어대며 화해와 이해의 시간이 되는 동시에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이라는 쾌감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동상이몽’이 권고 조치를 받은 사안 역시 그렇다. 지난 4월 4일 방송된 ‘오토바이 타는 아들’ 편에서 김구라는 오토바이 타는 학생을 걱정하며 '사고가 나서 불구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한다'의 말을 했다. 이 같은 말은 많은 부모들의 공감을 샀지만 한편으로는 장애인 비하가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을 받았다.
서혜진 PD는 "'동상이몽'은 부모와 자녀가 문제점을 영상으로 보고 함께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제작진이 아빠의 마음에 과도하게 동의를 하다보니 적절하지 못한 장면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언어나 자막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 역시 "좋은 취지의 내용을 방송하려다 보니 과도한 부분이 들어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 조치가 취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인터넷에는 또 다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김구라의 사고를 걱정하는 발언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의견과 그래도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김구라의 걱정과 행여나 상처받았을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이해가 된다는 의견도 많다. 그만큼 ‘동상이몽’이 건드리는 주제, 그리고 출연자들이 공감을 하며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때론 격해지는 발언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언제나 시끄럽지만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이해하며, 때론 격분하며 지켜보는 이유 역시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삐걱거림과 무관하지 않다. / jmpyo@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