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조들호’ 통쾌·든든했던 박신양, 현실과 비현실 사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6.01 09: 00

‘동네변호사 조들호’ 속 통쾌하고 든든했던 변호사 박신양은 이 드라마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비현실적인 장치이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참 벌어지기 힘든 썩은 거악을 흔들어 지켜낸 을들의 정의,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속시원하면서도 씁쓸했던 이유였다.
지난 달 31일 종영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의 든든한 정의 구현을 다뤘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대기업과 이를 비호하는 법조계의 이야기를 건드리며 우리가 매일 뉴스로 접하는 답답한 현실이 드라마에 녹아 있었다.
지극히 이기적인 어른들, 특히 돈으로 법의 테두리망을 벗어나는 재벌 권력의 행태는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의의 편에 서는 들호는 언제나 억울할 일 많은 소시민을 위해 분투했다. 이 드라마는 20회 동안 사회적 약자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들호라는 든든한 정의의 사도를 내세웠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원했다. 드라마에서 울부짖을 일 많은 소시민들이 승리하기를 말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얼개가 탄탄하진 않았다. 다만 우리 사회가 늘 공분하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거악들의 씁쓸한 행태를 건드렸기에 다소 헐겁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에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공감했다. 현실에서는 이 땅의 수많은 들호와 을들이 좌절하는 일이 많지만, 드라마에서는 정의는 지켜졌다. 어느 순간부터 권선징악과 정의구현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판타지라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20% 가까운 시청률로 마지막 회를 마무리했다. 1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각박하고 분노할 일 많은 현실에서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는 희망의 드라마였다. 늘 약자를 위한 ‘샤우팅’에 주저하지 않은 드라마 속 박신양 덕에 행복했던 3개월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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