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예쁜 목소리로 그려낸 루나의 세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5.31 10: 01

반전 대신 음악 세계의 확장을 택했다. 완벽하게 새롭거나 예상 밖은 아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루나와는 또 다른 솔로 가수 루나지만, 완벽하게 다른 음악이 아닌 혼자서도 빛날 수 있는 음악을 해냈다.
분명 루나의 첫 번째 솔로음반 '프리 썸바디(Free Somebody)'가 지금까지 루나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은 아니다. 일단 발라드 곡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은 깼지만, 그동안 에프엑스가 사랑했던 일렉트로닉 장르를 타이틀로 내세우면서 에프엑스의 음악적 세계를 강화한 느낌도 있다. 에프엑스 특유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그러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세계는 확실히 더 강해졌다.
루나의 솔로는 180도 반전도, 그렇다고 반전이 없는 것도 아니다. 파워풀한 보컬 실력을 인정받아온 만큼, 또 그룹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발라드 장르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간 것은 반전이었다. 음악적 장르가 에프엑스의 색깔과는 완벽하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루나의 색깔이 확실히 더 첨가됐다. 그 에너지는 더 강렬했고, 특히 시원하게 쏟아지는 루나의 보컬이 매력적이다.

'프리 썸바디'는 일렉트로닉 팝 댄스곡. 리드미컬한 멜로디가 묘한 설렘을 전했다. 트립합 장르의 '브리드(Breathe)'나 펑키 베이스 리듬이 매력적인 '킵 온 두잉(Keep On Doin')', '프리 썸바디'와 같은 장르인 '갤럭시(Galaxy)'까지 매력적인 곡들이 트랙리스트에 올랐다. 여기에 루나의 자작곡 '예쁜 소녀'와 '마이 메디신(My Medicine)'가 수록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된 여섯 곡은 한 가지 이야기로 엮인 듯 매끄럽게 흘렀다.
우주 사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루나의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몽환적이고 또 신비로운 분위기가 떠올랐다. 특히 타이틀곡 '프리 썸바디'는 뮤직비디오까지 매우 독특한 감각을 뽐냈다. 애니메이션과 결합된 신선한 느낌의 영상은 음악처럼 자유롭고 독특했다.
분명 루나가 일렉트로닉 팝 댄스 장르를 소화하는 것이 낯설지는 않다. 솔로음반을 내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그룹 색깔과는 전혀 다른 반전을 택하는 것과는 다른 선택이지만, 루나는 그 속에서 그녀만의 음악 세계를 다시 그려냈다. 에프엑스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그대로 가사에 옮기며, 예쁘고 순수한 소녀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으며, 자작곡으로 음악적 정체성을 담았다. 완벽하게 에프엑스의 음악과 닮았다고만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특히 루나의 보컬도 새로움을 주는데 한 몫 했다. 여러 음악 예능과 뮤지컬 등을 통해 탄탄한 가창력의 소유자로 인정받아온 루나. 에프엑스의 음악에서도 분명 그녀의 보컬이 돋보이긴 했지만, 전체 한 곡을 이끌어가는 느낌은 또 달랐다.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루나의 예쁜 보컬은 노래에 더 힘을 실었다. 루나의 목소리만을 온전히 담아낸 음악으로 채워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음반의 가치는 충분했다.
예쁜 목소리로, 시원한 가창력으로, 또 개성 강한 색깔로 꽉 채워진 루나만의 세계다. /seon@osen.co.kr
[사진]S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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