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미블' 임세미 "이진욱, 진짜 오빠 빙의한 줄"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5.30 11: 00

 배우 임세미는 참 밝은 사람이다. 사람에게서 이렇게 밝은 에너지를 받아본 적이 또 언제였나 싶을 만큼 짧은 시간에 무장해제시키는 그런 편안함이 있다. 자주 만나 일상과 관련한 가벼운 이야기부터 속에 있는 이야기까지 털어놓고 싶은 따뜻한 매력이 있다.
지난 1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그가 맡았던 역인 차지수를 떠올리게 한다. 차지수는 차재완(정동환 분) 선우그룹 회장의 딸이자 차지원(이진욱 분)의 동생. 그야 말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구김살 없이 깨끗한 밝음이 있던 아이였다. 그러다 어린 시절 사랑했던 민선재(김강우 분)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다.
종영 후 임세미를 만나 드라마와 관련한 이야기부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녀가 차지수를 연기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다음은 임세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 자리를 빌려 시청자들에게 종영소감을 전하자면
“아쉬울 때 이별하는 게 좋다고 하지 않나요. 너무나 뜨거웠고, 사랑이 가득한 드라마를 했다고 생각해요. 지수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잘 이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툴툴 털어버리기 힘든 것 같아요. 지수를 너무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고, 제가 나오면 기분 좋아진다고 했던 반응도 힘이 됐어요.”
-감정을 쏟아내는 연기가 많아서 차지수 역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아요.
“많이 슬펐죠. 아버지(차재완)도 돌아가시고 오빠(차지원)가 더 많이 힘들었겠지만 오빠도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요. 저도 시력도 잃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아픔을 많이 겪었어요.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기 위해서 그런 감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차지수라는 캐릭터에 특별하게 끌렸던 이유가 있나요?
“지수가 좋았던 점은 사랑을 많이 받던 아이였기 때문이에요. 밝음이 너무 좋았어요. 사실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는데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도 있고요. ‘밝고 사랑받는 친구면 좋다’,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단 멋진 오빠(이진욱)가 있으니까요.(웃음)”
-극중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재벌가의 딸이 된 것도 색달랐을 것 같은데요.
“흙수저 전문이다가 이번에 금수저도 한 번 해봤네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집안의 딸이었던 거 있죠.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펜 하나를 떨어뜨려도 ‘아이고’하다가 NG가 났던 기억이 있어요.”
-극중 오빠로 나온 이진욱과의 남매 케미가 돋보였습니다.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다정한 남매 사이로 보이던데요.
“제가 오빠가 한 명 있는데, 집에 있던 오빠가 빙의한 줄 알았어요. 현장에서 맨날 하시는 말씀이 ‘요 자식이’예요. 계속 맴매를 찾으셔서 도망 다니기 바빴어요. 실제 모습만큼이나 드라마 속 지원도 현실 오빠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친하면 친할수록, 아끼면 아낄수록 쓴 소리가 커지지 않나요? 엄마도 일찍 돌아가시고 그렇게 살면서 오빠가 엄마 같은 존재가 된 거고, 저 역시 오빠한테 엄마 같은 존재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멋진 남자 배우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오빠로 나온 이진욱부터 과거 사랑했던 민선재로 분한 김강우, 김지륜 역의 김태우까지 부러운 근무환경인데요.
“김강우 선배님은 현장에서 섹시남으로 유명하셨어요. 어쩜 화내는데도 섹시할 수 있냐며 인기가 많으셨죠. 이진욱, 김태우 선배님도 너무 매력적이셔서 전 현장에서 구경하느라 잠을 안 잘 정도였어요.(웃음)”
-그 중 누가 제일 이상형에 가깝던가요?
“극중 캐릭터로 보자면 선재 오빠요. 원 러브(One Love)하시잖아요. 사랑은 받으면 받을수록 행복한 것 같아요. 가족이든 친구든 말이죠. 원래 제가 열 번 찍으면 넘어가는 스타일이거든요. 까칠하고 나쁜 남자보다는 자상하고 다정해야 사랑받는 기분이 들어요.”
-벌써 데뷔 10년차 배우가 됐네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중학교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어요. 움직이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잡지 아르바이트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데뷔를 하게 됐는데 사진과 영상은 또 다르더라. 움직이는 것도 사진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웠어요. ‘발연기’ 논란도 몇 년을 달리다보니까 이겨내고 싶었어요. 연습을 하다보니까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원래 꿈이 배우였나요?
“꿈이 많았어요. 간호사, 군인, 변호사, 수의사 등 꿈이 너무 많아서 제 몸이 10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배우라는 직업이 딱이라는 생각이었죠. 매 작품 할 때마다 어릴 적 꾸던 꿈을 하나씩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연기를 할 수 있음에 더 감사해요.”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요?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에 나가면 잘할 것 같네요.
“군인처럼 사명감이 깊은 직업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스포츠도 1인 스포츠로 혼자 움직이고 생각하는 걸 하다보니까 자전거나 달리기, 등산, 수영 같은 걸 많이 해요. 액션이요? 정말 잘할 자신 있어요. ‘진짜사나이’, 불러만 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잘한다고 했다가 허당처럼 굴면 어떡하죠?”
-차지수는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순수했던 아이, 아팠지만 사랑받았던 힘으로 이겨냈던 아이, 씩씩했던 아이로 기억되길 바라요.”
-앞으로 배우 임세미로서 목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매일 바뀌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은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속을 모르겠는 어려운 사람보다는 저에게서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옆집 언니 같은 배우랄까요.”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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