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 PD "가상이지만 서로에 대한 예의 필요하죠" [인터뷰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5.30 11: 00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스타들이 출연해 결혼생활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실이 아닌 가상 속에서 서로가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된 것이지만, 출연진들의 마음가짐은 실제 부부를 대하는 것처럼 진지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결’에 나오는 동안은 프로그램 밖에서도 서로를 아끼고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결’에 출연을 희망하는 스타들은 많다. 결혼 생활을 한 번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 그러나 누구에게나 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는 최윤정 PD는 출연진을 선택하는 과정과 기준에 대해 털어놨다.
“미팅을 진행할 때 스타들도 즐거워해요. 프로그램 미팅이자 일적으로 만난 거지만 얘기가 딱딱하지 않으니까요. 과거 연애담도 얘기하고 이상형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로망이 주된 이야깃거리죠. 그래서 즐겁게 임하고, 저희 제작진 역시 섭외과정이 재밌어요. 몰랐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모습도 알게 되고요.”

출연진들의 마음도 중요한 동시에 타이밍도 실제 결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개성 있는 한 명의 출연자를 만났다고 해도 그와 어울릴 짝이 있어야 한다. 결국 ‘우결’은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조합)로 만들어나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미팅을 진행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매칭이 잘 안 된 분도 있었어요. 이건 타이밍인 것 같아요. 실제 결혼과 비슷한 점이죠. 결혼하고 싶을 때 옆에 있는 사람이랑 한다고 하지 않나요? ‘우결’도 결국 타이밍인 거죠. 딱 맞는 시기에 좋은 짝이 있어서 먼저 출연하는 거지 매력이 떨어져서 안하는 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잠재적 출연자 후보로 남아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최 PD가 말하는 ‘좋은’ 출연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에피소드를 구성할 때 출연진들의 실제 아이디어가 반영되는 만큼 출연자 그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그만큼 출연을 결정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기준은 있어요. 만나봤을 때 ‘우결’을 그냥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여기는, ‘예능이니까 가상결혼이니까 연기하면 되지’ 그런 마인드인 분은 안 돼요. 가상결혼이지만 그 안에서 진정성에 대한 문제도 있죠. 파트너에 대해 배려가 있고 예의가 있는 분들을 후보로 생각하고 있어요. 현실에서 ‘썸’을 타고 있다거나 누군가와 연애 중이신 분은 당연히 제외해요. 젊은 분들이고 과거나 썸도 있고 연애사도 있겠지만 ‘우결’을 출연하는 동안 적어도 그런 게 없길 바라는 거죠. 제작진은 출연진들의 말을 믿고 진심으로 털어놨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어려운 조건을 통과하고 선택된 출연진들은 녹화 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 ‘우결’의 포인트 중 하나. 물론 보안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방송을 더욱 임팩트 있게 가져가기 위해 그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함구할 수밖에 없다.
“보안문제가 다른 서바이벌처럼 민감해서 그 부분은 조심스러워요. 출연진이 미리 밝혀질 경우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으니까 방송에 내기 전까지는 말씀을 못 드리는 부분이 있어요. 시청자분들은 빨리 알고 싶어 하시는 입장이시지만, 저희는 방송을 임팩트 있게 내고 싶은 입장이 있는 거죠.”
출연자들은 ‘우결’ 촬영에 임하면서 ‘힐링’이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자신이 원했던 로망을 실현할 기회가 되기도 하고, 편하게 행동하면 할수록 좋은 반응을 얻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촬영할 때 ‘우결’ 스케줄은 힐링하는 느낌으로 온다는 친구들이 많아요. 힘든 미션도 있지만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들이고, 정말 편하게 행동하다가 가는 거니까요. 패러글라이딩도 인터뷰 당시 위시리스트로 꼽았던 아이템 중 하나예요.”
최윤정 PD는 조세호와 차오루 커플, 에릭남과 솔라 커플, 조타와 진경 커플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우결’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앞으로 ‘우결’이 목표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다양한 개성의 커플, 색다른 커플의 이야기를 보이자는 것이 목표였어요. 명쾌한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때그때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갖고 있는 기본적인 목표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바람입니다. 그것은 재미일 수도 있고 공감일 수도 있고 감동일 수도 있겠죠.”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