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이 빚어낸 역대급 캐릭터5 [박신양 is 뭔들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5.30 08: 30

신은 인간을 빚고, ‘갓’신양은 캐릭터를 빚는다. 보고 있노라면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실제의 모습인지 헷갈릴 정도로 현실감 높다는 것이 특징. 모든 캐릭터를 자기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덕분인데, 이 같은 능력은 커다란 매력으로 어필 되고 있다. 극중 인물을 자기화 시키는 과정에서도 그 인물이 보여줘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는 것도 놀랍다.
박신양은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펼쳤다. 공통점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속 그가 맡은 캐릭터가 작품보다 더욱 깊게 기억에 남는다는 점. 인물이 가진 캐릭터에 자신의 매력까지 더하면서 만들어지는 시너지 덕분일 테다. 대표적인 캐릭터들을 꼽아봤다.
# ‘조들호’가 박신양이고, 박신양이 ‘조들호’였다

‘박신양’ 하면 떠오를 드라마가 또 하나 생겼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잘 나가는 검사 조들호(박신양 분)가 검찰의 비리를 고발해 나락으로 떨어진 후 인생 2막을 여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소시민의 영웅인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가 거악인 대화그룹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는 이야기가 유쾌함과 통쾌함을 제공하면서 사랑 받고 있는 중.
이 작품의 전매특허인 사이다 같은 속 시원한 전개와 통쾌한 법정신 등은 박신양 특유의 시원시원한 연기와 맞물리면서 보는 맛이 배가 되고 있다. 조들호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실제 모습처럼 실감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 12년이 지났어도 생생하다..‘파리의 연인’ 한기주
‘애기야 가자’, ‘이 남자가 내 남자다 왜 말을 못해’ 등 무수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배출해낸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 주목해 봐야할 것은 이 같은 명대사, 명장면은 모두 박신양의 연기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까칠한 재벌 2세 남자와 평범한 여자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다. 그의 드라마가 언제나 그랬듯, 한기주(박신양 분) 역시 능력 있는 ‘츤데레’. 모두에게 까칠하지만 내 여자에게만 사랑을 쏟는데, 표현이 거칠지만 로맨틱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신양은 특유의 연기로 한기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툭툭 내뱉는 듯한 남성적인 말투와 무뚝뚝한 표정 등이 일품.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정은과의 ‘케미’ 역시 훌륭했다.
# 조폭이 이렇게 매력적이었나..‘약속’ 공상두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 있다. 영화 ‘약속’(1998)에서 박신양이 전도연과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고해성사 같은 주례사를 스스로 읊는 장면. 오열할 것 같은 울음을 참아내며 자신의 애틋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토해내는 이 장면은 관객들의 뜨거운 눈물을 자아냈다. 이후 수많은 연예인들에게 패러디되기도 했고.
이 작품은 조폭두목과 여의사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영화. 박신양은 조폭 두목인 공상두 역할을 하는데, 조폭이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를 매력 있게 그려낸다. 액션연기부터 멜로까지 빈틈없는 열연을 펼치며 2시간 내내 관객을 스크린으로 몰입시켰다.
# 거지짤의 탄생, 웃긴데 웃을 수 없어..‘쩐의 전쟁’ 금나라
‘쩐의 전쟁’(2007) 속 금나라. 박신양이 아니면 누가했을까 싶을 정도로 각인이 돼 있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박신양은 캐릭터를 자기화 시키며 무서운 소화력을 보여줬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돈에 복수하려다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한 남자의 휴먼스토리를 그렸다. 박신양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금나라를 연기하는데 그 완급조절이 일품이다. 피도 눈물도 없다. 어떤 일이 닥쳐도 흔들리거나 떨지 않는 냉철함을 보여주는데 또 한편으로는 정의감에 불탄다.
특히 박신양이 거지 모습을 하고 등장한 장면은 아직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며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인기가 있었다는 의미. 당시 35%(이하 전국 기군, 닐슨코리아 제공)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던 인기 드라마였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박신양이 있었다.
# 의사 가운이 잘 어울리세요..‘싸인’ 윤지훈
메디컬 수사 드라마.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드라마를 흥행작 반열에 올려놓은 것도 박신양이다.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밝혀내는 법의관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아닌,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낯설었던 것이 사실.
그럼에도 마지막 회는 25%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만큼 인기가 좋았다. 박신양이 맡은 윤지훈 역할은 한국 최고의 법의학자로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까칠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이 같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특유의 연기력을 통해 제대로 녹여내며 자신의 능력한 한 차례 더 입증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SBS, KBS 제공. 영화 '약속'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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