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민·조충현 “‘한밤’ 폐지, 너무 안타까웠죠” [‘연중’ 인터뷰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5.27 13: 30

(인터뷰①에 이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두 사람이다.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전하는 소식과 프로그램이 더욱 빛을 낼 수 있도록 애쓰고 있음이 대화 중간중간 느껴졌다. 경쟁자이자 동료 같았던 프로그램, SBS '한밤의 TV 연예' 폐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안타까움에 깊은 탄식을 하기도 했다. 
또 서로를 인터뷰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두 사람의 친분을 느낄 수 있는 농담이 오갔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애정까지 느낄 수 있다. 유쾌함 속에도 예의를 차리고 정도를 지키는 모습에서 이들이 진행하는 인터뷰 현장의 분위기가 그려지기도 했다.
-리포터 활동 외의 방송, 욕심나지 않나요

김: "20년 동안 활동하면서 이쪽으로 마음을 비우고 굳은살이 난 거 같아요. 솔직히 15년 전, 데뷔 8년차 때만해도 뭔가 좀 자극적인 섭외 연락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근데 안 오더라고요. 장수프로그램을 많이 한다는 것은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해주시는 말씀이고, 저는 자극적이고 센 프로그램들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1박2일’이나 ‘무한도전’ 이런 거 하고 싶어요."
조: "야망이 있으신 분이에요. 이 안에 야망이 들끓는 분이시죠."
- 서로를 인터뷰하게 된다면 묻고 싶은 것이 있나요
김: "KBS 들어온 의도가 뭔지 묻고 싶네요. 조 아나운서는 KBS 내부적으로 우리와 다르게 본인이 아무리 노동을 해도 똑같은 돈을 받아요. 모티베이션이 약할 수밖에 없죠. 워낙 잘해서 KBS에서 열심히 쓰고 있는 중인데, 많은 PD들이 얘기할 때는 전현무의 다음 주자가 조충현 아니겠느냐고 말을 많이 합니다. 완전 아나운서처럼 젠틀하게 생기지 않았잖아요? 털도 많고.."
조: "프리렌서가 될 만큼의 전투력으로 열심히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저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안이 들어오고 그러면 지가 흔들리지 안 흔들리겠어요. 제가 말씀드릴게요. 얘 TVN으로 갑니다. 15억 받고."
조: "감사하죠. 저는 연예가중계가 저한테는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첫 단추거든요. 이것을 잘 꿰서 앞으로의 방송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일단 KBS에서 저를 먼저 선택해줘서 감사하고요. 형들과 연예계 다른 분들과의 관계나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즐겁습니다."
조: "제가 질문할 차례인가요? 연예가 중계가 형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김:"굉장히 큰 의미가 있어요. 나에게 엄청난 꿈을 줬거든요. 근데 하루하루 살다보니까 어느새 두 아이의 아빠가 돼 있더라고요. 너무너무 행복하지만 몸이 피곤할 때마다 생각하는 게 있어요. ‘꿈을 가졌으나, 그 꿈이 설사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죠."
"가끔 결혼식장에서 영화제 같은 현장에서 동생들이 옷을 잘 입고 오면 제가 창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 전날이나 3~4일 정도 마인드 콘트롤을 하죠. ‘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저 사람들은 학교 후배나 동생들이 아니고 스타다. 내가 존중해줘야하고 저 사람의 소식을 대중에게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 화딱지가 나긴 하죠."
조: "조만간 ‘1박2일’이나 ‘무한도전’ tvN 가시는 거 아니에요?"
-‘한밤의 TV 연예’ 폐지는 어떻게 보셨나요?
조: "얼마 전에 폐지가 됐죠. 연예가 중계는 폐지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감히 말씀드리지만 스타들도 ‘연예가중계’에 대한 니즈가 있어요. 게릴라 데이트 나가거나 그러면 ‘게릴라 데이트’나오는게 꿈이었다 그런 얘기들을 하시곤 하거든요."
김: "많이 안타까웠죠. 사실 제가 가장 완성도 높다고 생각했던 게 ‘한밤’이었어요. ‘한밤’은 교양국에서 만들기 때문에 어떤 회 차를 보면 저희랑 접근하는 게 달라요. 심도가 있죠. MBC 이윤석, SBS 조영구, 그리고 저 이렇게 있을 때 다들 15년 넘게 하신 분들이라 제가 많이 의지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제일 형이 돼 버렸네요. 굉장히 안타까워요."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감동과 유머를 잘 녹여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날로그적인 그런 것들이요. 5초 만에 나가는 인터넷 뉴스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영화 소개 프로그램으로 경쟁하고 있는데, 서로 모니터를 하는지요.
조: "형님의 내레이션이나 크로마에서 하는 제스처는 형님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신뢰감이 느껴지고 소개하는 영화가 쫄깃쫄깃해지거든요. 숨소리와 포인트까지 따라해 보려고 하는데 그 느낌이 안 나요. 저는 아나운서기 때문에 전달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정말 잘 살리시죠.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김: "조충현 아나운서는 신입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아요. 용감함과 패기. 어느정도 내공이 생기기 전까지 자신감을 가지기가 어려운데, 조 아니운서는 일단 해보자는 마음이 강해요. 해보고 못하면 혼나고 더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죠. 이런 자신감이 없으면 결정장애가 와서 떨게 되거든요. 방송 중에 머릿속으로 너무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생각을 했으면 밀어야하는데, 조 아나운서는 그런 면에서 높게 평가 받고 있어요. 확실히 열정과 패기가 있는 사람입니다."
조: "신입이라고 하기에는 제가 5년이 지났는데.."
김: "사표를 써야 진정한 신입이 되는 거죠. 제가 20년 됐잖아요. 제가 보면 조충현 아나운서 곧 그만 둘 거 같아요. 대부분 MC가 돼서 그만두더라고요. 그럼 제가 박탈감을 느끼지만 습관이 돼서 잘 가라~ 해요. 좋은 거죠."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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