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국수는 어디 갔냐 묻는 이들에게 [국수의 신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5.25 07: 07

 핵심은 ‘국수’가 아닌 ‘복수’다.
새로운 맛이다. ‘마스터-국수의신’의 연출자, 스태프들이 만들어내는 요리가 별미다. 도저히 빈틈이 없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에 비장한 영상미,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쫄깃함이 매력.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
KBS2 수목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채승대 극본, 김종연·임세준 연출, 베르디미디어, 드림E&M 제작)의 이야기. 이 작품은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다. 주인공들의 삶을 진하게 우려내는 연출이 특히나 인상적.

가벼운 ‘쿡방 드라마’를 기대한 이들은 ‘국수의 신’에 ‘국수’가 빠졌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국수’보다는 ‘복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바다.
이 같은 비장함 때문일까. 한 장면 한 장면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연출자와 스태프들은 국수 장인이 맛있는 국수 한 그릇을 말 듯이 정성스런 한 그릇을 만들어낸다. 젊은 연출자들의 넘치는 센스가 드라마 화면구도와 분위기를 맛깔나게 구성하는데, 그 기법이 복수를 축으로 하는 통속극 연출과는 색달라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인기를 끈 탄탄한 원작이 있다는 것 역시 든든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은 다르지만, ‘국수’라는 소재가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원작이 현실감 있게 살아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한번 보면 똑같이 따라하는 재능으로 남의 인생을 훔치며 살던 모든 악의 축 길도(조재현 분)가 우연히 만난 하정태의 이름을 갖기 위해 그의 집에 불을 지르고 그 과정에서 정태의 어린 아들 순석(천정명 분)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보육원에 들어가 ‘무명’으로 개명한 채 복수를 꿈꾸며 성장하고, 복수를 펼친다는 스토리.
앞서 방송에서는 이 같은 배경이 설명되고, 왜 무명이 복수를 다짐하게 됐는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 과정에서 네 명의 주인공 천정명, 이상엽, 정유미, 공승연의 얽히고설킨 인생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본격적인 복수극의 서막이 오른 것. 최근 방송에서는 무명이 복수하려는 대상, 길도의 제자로 들어가고, 전통 음식 평론가 설미자(서이숙)에게 길도를 같이 잡자고 제안하는 모습이 그려진 바다. 복수의 발판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복수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드라마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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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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