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 "전현무·오상진과 경쟁? 그럴 레벨 못돼"[대기실습격④]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5.24 07: 06

('프리한19' 대기실습격③에서 이어…)
케이블채널 O tvN '프리한19'는 기존 '19 시리즈'에서 확실하게 진화했다. 1인 MC 체제를 벗어나 3인으로 확장된 것은 물론, 이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한 견해를 가감없이 주고 받으며 내용 이해를 더 구체적으로 돕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이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 이들이 '지성의 상징'이라고 불리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라는 점이 몰입도를 높인다.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 2명(전현무, 한석준)과 MBC 공채 아나운서 출신 1명(오상진)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소속 방송국의 품을 떠나 '프리 방송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덕분에 더 다양한 채널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펼치는 중.

이들 중 가장 먼저 나와서 '예능프로그램' 진행자 및 출연자로 자리를 완벽하게 잡은 전현무, 또 진행 뿐 아니라 연기까지 도전하며 영역을 확장한 오상진. 이 두 사람은 성공한 대표 프리 아나운서로 손꼽히는 이들이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 O tvN '프리한 19' 진행 호흡을 맞추는 한석준은, 아나운서로서는 이들보다 선배지만, KBS 퇴사와 함께 프리 방송인을 선언한 것은 가장 마지막인 지난 2015년 11월이다. '정글' 같은 생태계에서는 아직 배울 게 많은 까마득한 '신참'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 첫 진행자로 나선 방송이 아나운서 후배였던 전현무와 오상진이다.
한석준은 '프리한 19'로 전현무, 오상진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을 오히려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프리를 결정하고 나와서 처음으로 맡게 된 진행이다. 덜 친하거나, 지나치게 전투적인 사람을 만났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친분이 있는 동생들과 함께 해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 방송 중에도 챙겨주는 느낌이 난다. 현무가, 괜히 한 번 더 나를 찌르고, 괜히 한 번 더 약올린다. 그러면서 내 분량을 더 확보해주고 싶은 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물론 '프리한 19' 대기실에 함께 앉아있던 전현무는 "그건 진짜 약올리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며 답하며, 괜히 멋쩍어 했다. 이어 전현무는 "이 프로그램은 이 형(한석준)한테 좋은 프로다. 야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KBS에 있을 때는 대형 프로그램을 다 꿰차던 스마트한 아나운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동네 바보다. '프리한 19'에서 맨날 낙종을 하는 '낙종 전문기자'다. 의도하고 만든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호감인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고 평했다.
'프리 아나운서 경쟁자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질문은, 그 곁에 있던 오상진이 거들었다. 오상진은 "이제는 그런 카테고리를 나눠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채널도 많고, 방송도 많다. 처음에는 그런 식의 걱정을 주변에서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는 (아나운서들이) 너무 많이 프리로 나왔다. 아직도 우리끼리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야 말로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고다. 우리 뿐 아니라 모두가 동등하게 경쟁하는 시스템"이라고 답했다.
전현무도 다시 맞장구쳤다. 전현무는 "(오)상진이 말대로 경쟁의 개념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상진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 또 석준이 형이 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다. 색깔이 전부 다 다르다"며 "석준이 형이 프로그램 2~3개를 맡는다? 예전에는 위협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저 호기심을 갖고 지켜본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위협을 느끼기엔 너무 높으신 것 아니냐"는 한석준의 반응에 "뭐 그런 면도 없지 않다"고 특유의 장난기를 발동시키기도 했다.
한석준은 "(사표를 낼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전현무, 오상진이 나가서 다 잘하고 있는데, 거기에 네 자리가 있겠냐고.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차피 내가 지금 이들과 경쟁할 레벨도 못된다. 오히려 잘하는 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서 든든하다. 워낙 많이 도와줘서, 늘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방송에서 살려준다"라고 거듭 고마워했다.
'프리한 19'의 강점은 전현무, 오상진, 한석준이 보여주는 예상 외로 좋은 3MC 호흡이다. "사적인 친분과 신뢰가 만들어내는 그들의 호흡이, 딱히 작가와 연출자의 디렉팅이 필요없을 정도다. 말 그대로 세 사람이 전무후무한 호흡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프리한 19' 이정환 PD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 gato@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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