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곡성', 재관람은 필수?..또 볼 수밖에 없는 마력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5.20 11: 31

 영화 '곡성'이 지난 11일 전야 개봉을 한 이후로 계속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곡성’의 흥행 행진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겠지만 한 번 본 관객들이 또다시 극장을 찾게 만드는 마력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곡성’은 15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금어초를 시작으로 무명(천우희 분)의 복장과 외지인(쿠니무라 준 분)의 사진 그리고 일광의 굿과 까마귀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관객이 영화 속 수많은 복선과 미끼들에 현혹돼서 깊이 영화에 빠져들고 나서 극장을 나서면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영화 속 종구(곽도원 분)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렬하게 영화에 빠져들었기에 쉽게 ‘곡성’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

‘곡성’은 한 가족에 닥친 불행에 대처하는 가장의 이야기다. 가장인 종구가 마주치는 사건들은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일들이 대부분이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그려내고 있는 ‘곡성’이 유독 관객에게 무섭게 다가오는 것은 누구도 갑자기 닥치는 불행을 피해갈 수 없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평범한 가장 종구에게 닥친 불행이 비현실적이지만 인과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관객들 개개인이 겪었던 불행들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곡성’이 그려내고 있는 비현실이 현실이 되는 순간 관객은 ‘곡성’에 다시 한 번 빠져들게 된다. 갑작스러운 불행 앞에서 중요한 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종구에게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다. ‘곡성’은 자연스럽게 무속신앙과 가톨릭이라는 종교적인 요소를 드러내며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게 한다.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은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 그리고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일관되게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곡성’은 속 시원하게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구분이나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렇기에 관객은 다시 극장을 찾아 자신만의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pps2014@osen.co.kr
[사진] '곡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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