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무섭고자 하면 무섭게"..'곡성' 나홍진의 자신감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5.18 23: 21

 놀라운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이 자신감의 근원에는 배우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증언한 '치밀함'이 있었다. '곡성' 나홍진 감독이 "스스로를 믿었다. 웃기고자 할 때는 웃기게 만들고 무섭고자 할 때는 무섭게 만들었다"고 완벽한 작품을 위해 품었던 자신만의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나홍진 감독은 18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프레스 컨퍼런스 룸에서 진행된 '곡성'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관객을 조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영화가 이야기하는 걸 어떤 스타일로 풀어나갈 것인가 고민하다보니 사회자가 얘기하신 것처럼 곤란한 상황이 자주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너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며 "'곡성' 같은 경우는 심리적인 이야기의 진행을 표현하고 있다고 느꼈다. 심리적 혼돈의 극대화 이런 것으로 영화의 절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

했다. 
앞서 오전 진행된 '곡성'의 프레스 상영회는 열광적인 반응 속에 진행됐다. 조용하게 진행되는 여느 프레스 상영회와 달리 영화가 끝난 후 뜨거운 박수가 뤼미에르 극장에 울려퍼졌다는 후문.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프랑스와 중국, 일본 등 해외 기자들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나홍진 감독은 특유의 여유로운 태도로 외신 및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에서 유머와 비극적인 사건을 조화롭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 영화를 다루는 기초가 애시당초 너무 무시무시한 것이라 인간이 무서워 할 것이라는 짐작을 했다. 전작의 강함을 주고 관성을 줬던 시간에 이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다른 텐션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것을 만들어 가면서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믿었다. 웃겨야겠다 하면 웃기고, 무서워하게 만들어야겠다 하면 무서워하게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배우들은 육체적으로 힘든 신이 많았을 촬영 과정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해석했다. 곽도원은 " 6개월동안 치열했고, 그 과정이 정말 스스로에게 다독이고 격려해 줄 만큼 훌륭했고, 그래서 해외 영화제에서도 관심을 갖는 작품이 되지 않나 싶다"고 뿌듯함을 표했고, 천우희는 "힘든 것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물으셨는데, 몸으로 부딪혔다. 일단 해보고 만들어 갔다"고 회상했다. 
극 중 가장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쿠니무라 준은 "육체적 노동이라고 할 수 있는 역할이다"라며 "배우로는 정말 극단적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끈질기고 감독님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더라. 만족할 때까지 하는 게 배우로서는 힘든데, 내가 가진 에너지보다 많은 걸 요구해서 배우로서 힘들었지만 여정의 마지막 끝에는 굉장한 아름다운 영화가 될 거란 걸 알고 있어서 노동적으로 피곤하고 힘들 긴 했지만,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건강하고 아무 문제없이 잘 지냈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의 재능을 완전히 믿고 무조건 뛰라고 하면 무조건 뛰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나홍진 감독은 "이 자리에서 모든 배우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준 상(쿠니무라 준)은 촬영 마지막 날 많이 나를 혼내주셨다. 통역하시는 분께서 통역을 안할 정도로였다. 무슨 말씀을 하시길래 안 해주실까? 겁에 질린 얼굴로 통역을 안 해주시더라"며 "준 상 이하 곽도원 선배님, 우희 씨 고생 많으셨고,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배우 및 스태프들의 노고를 치하해 웃음을 줬다. /eujenej@osen.co.kr
[사진] AFP BB= News1.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