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하루하루 행복+감사…마지막 기회라 생각"['음악의신2'③]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5.17 16: 04

'정상과 바닥을 모두 경험한 사람.'
이상민 없이는 Mnet '음악의 신'은 없다. 물론 '음악의 신' 없이는 지금의 이상민도 없다.
지난 1994년 혼성그룹 룰라로 데뷔해, 디바, 샤크라, 이브, 컨츄리꼬꼬 등의 음반을 제작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프로듀서이자 제작사 대표로 손꼽혔던 그가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연루되어 모든 것을 잃고, 빚더미에 앉았다.

그런 그가 재기를 하게 된 게 2012년 '음악의 신'을 만나면서다. 이상민은 흑역사를 개그 소재로 사용, 밉지 않은 허세로 웃음을 안겼다. 페이크 다큐라는 독특한 장르 특성은 이를 가능케 했다. 이후 다양한 프로에 출연하며,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4년만에 부활한 '음악의 신2'를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음악의 신2'는 리얼과 페이크가 한데 뒤섞여 있어 그 구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 이상민은 Mnet '음악의 신2'를 통해 1999년 '윈 윈'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프로젝트 그룹인 '브로스'의 2기 결성을 성사시켰다. 구멤버 고재형(엑스라지)을 포함해 새멤버 슬리피, 딘딘과 함께, 최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브로스 2기 창단식'에서 이상민을 OSEN이 만났다.
■이하 이상민과의 일문일답.
-드디어 '음악의 신2'가 웹에서 TV로 넘어왔네요. 주변 반응은 좀 어떤가요?
"디지털 때는 시즌1보다 '재미가 덜하다',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TV편성이 된 이후에는 다시 '기대된다'는 반응이 아주 많아요. 특히 선후배분들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어, 좀 부담도 됩니다."
-유병재 작가가 얼마 전 '음악의 신2'에 출연했잖아요. 그때 '음악의 신'에 대해서 '헝그리 정신이 줄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악의 신'은 페이크 다큐거든요. 시즌1 때랑 다르면, 다른 그대로의 설정이 오히려 재미를 준다고 생각해요. 시즌1 당시는 (탁)재훈 형의 전성기였다면, 시즌2는 재훈이 형의 성공적인 복귀가 테마인 거죠. 시즌1때 헝그리했던 제가 바뀌었다고 하시면서도 보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변화된 환경을, 재미있게 이끌어 가는 게 제작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최근엔 KBS 출연정지도 해제됐고요. 이미 몇몇 프로그램은 녹화도 끝냈죠. 오랜만에 지상파에 복귀한 소감은 어때요.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고, 또 많이 조심스럽기도 해요. 2009년 6월을 마지막으로, 햇수로 7년만에 복귀를 하는 거에요. 물론 이미 종편과 케이블에서 방송을 하고 있고,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는 지금이 믿겨지지 않아요.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래도 지상파라는 게, 94년 데뷔해 줄곧 방송활동을 했던 곳이기도 해서, 저한테는 또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이제는 제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어요."
-오늘 '음악의 신2'에서 브로스 2기 창단식을 했잖아요. 실제로 브로스를 재결성할 의지나 바람은 없는 건가요.
"브로스 멤버들이 이미 몇몇은 결혼을 했고,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어요. 원년 멤버들(룰라 김지현 채리나 고영욱, 샤크라 정려원 황보 이니, 디바 비키 지니 이민경, 소호대 에스더, 엑스라지 고재형 배동일 엄상혁 최준호 제롬, 바비킴) 다시 모이기는 힘들어요. 2기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로 힘든 결정입니다. 혹, 기회가 닿는다면 브로스라는 마이너tv를 설립해서, 세상 모든 마이너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마이너들, 그들만의 세상에서의 1등! 그러다보면 마이너들이 모여 3대 기획사를 위협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페이크 다큐라서 촬영과 현실이 혼선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은 없나요.
"최대한 지금이 사실이라 믿고 임해요. 제작진도 촬영 환경을 사실일까 아닐까, 고민하게 준비를 하죠.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화가 나게 스토리를 만들어가기도 해요. 또 워낙 제가 파란만장한 일들을 많이 겪어서, 어떤 일을 말해도 출연진들이 '진짜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제 과거가 '음악의 신'의 세트 일부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네요. '페이크 다큐라는 늪에 연기자들이 빠져야 하고, 빠지게 한다'. 그걸 보는 시청자도 이 늪에 빠지면, 그게 진정한 페이크 다큐가 아닌가 싶어요."
-끝으로 이상민에게 '음악의 신'이란.
"많은 의미가 있어요. 그저 '터닝포인트'라고 교과서적으로 대답하기엔 그 표현의 범위가 너무 작아요. 질문 만으로도 진지하고 숙연해질 수 밖에 없네요…. 시즌1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시즌2는 (탁)재훈 형의 복귀라는 게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모든, 현재가 힘든 분들에게, '웃고 말지', '웃자 웃어'라는 조그마한 울림이라도 전해졌으면 해요. 모든 분들이 '음악의 신을 왜 보세요'라고 물으면, "그저 웃지요"라고 웃으면 좋겠어요."
■ 이상민이 앞서 tvN '스타특강쇼'에서 했던 말. "힘들 때 우는 자는 삼류. 힘들 때 참는 자는 이류.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 / gato@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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