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딱 내 얘기" 고현정·서현진·민아, 공감백배 청춘찬가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5.23 18: 07

20대부터 30대까지, 혹은 그 이상. 여성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제대로 녹여낸 드라마가 안방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애, 취업 스트레스, 가족과의 마찰 등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고민들을 드라마 속 주인공들도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 꼭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가슴 찡하고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디마프' 고현정, '또 오해영' 서현진, '미녀 공심이'의 민아가 그렇다.
◆ '디어 마이 프렌즈' 고현정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진)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작가 박완(고현정 분)의 시선으로 엄마와 엄마 친구들을 바라보는데, 이 과정에서 일과 사랑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아파하는 박완의 모습을 그려내며 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억척스러운 여장부 스타일의 엄마. 완에게 엄마는 늘 싸우며 상처를 주고 받게 되는 대상이다. 완은 엄마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 받지 못하고 컸고, 결혼을 한 뒤에도 늘 주목받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30년 전 엄마의 친구와 바람을 피운 아빠가 죽은 지 10년도 더 됐지만 엄마는 여전히 아빠를 탓하고, 딸의 삶에 간섭을 한다.
완에겐 이 모든 것이 버겁고 속상하다. 당당하게, 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척 하지만 완의 머리, 가슴을 누르는 추억들은 날이 서 있어서 늘 눈물나게 아프다. 고현정은 일도 사랑도, 가족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30대 후반의 여성, 완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 '또 오해영' 서현진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 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분)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해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같은 반 동창인 '예쁜' 오해영 때문에 졸지에 '그냥' 오해영이라 불려야 했던 해영은 결혼 전날 약혼자에게 "밥 먹는 모습이 꼴보기 싫다"라는 말까지 들으며 파혼을 당했다. 이는 해영에겐 벗어날 수 없는 큰 상처가 됐다. 타인에게는 사실과 반대로 자신이 파혼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수시로 떠오르는 행복했던 기억과 넘쳐흐르는 눈물은 해영의 삶을 마구마구 흔들어댔다.
그런 가운데 예쁜 오해영이 해영의 회사 상사로 오게 되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예쁜 오해영은 박도경과의 결혼식날 잠수를 탄 뒤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더욱 경악스러운 건 해영이 파혼 당한 이유가 바로 두 사람을 착각한 박도경 때문이었다는 것. 하지만 해영은 어느새 도경을 좋아하게 됐고, 예쁜 오해영이 도경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까지 공개되면서 극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비교 당해야 하는 해영의 억세게 운 나쁜 삶과 사랑에 빠진 모습은 서현진의 물오른 연기력을 통해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는데, 이는 곧 30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 '미녀 공심이' 민아
지난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는 정의로운 동네 테리우스 안단태(남궁민 분)와 못난이 취준생 공심(민아 분)의 싱그러운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로, '저자극, 고중독, 명랑가족극'을 표방한다.
민아가 연기하고 있는 공심은 똑똑하고 예쁜 언니 공미(서효림 분)에 밀려 가족들에게도 구박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집 밖에서도 다소 아쉬운 외모로 놀림감이 되곤 했다. 사장실 비서 채용 면접을 보게 된 공심이 면접관들에게 비서로서는 부적합한 외모라는 지적을 받았던 장면이 이에 해당된다.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원형 탈모까지 생긴 공심은 늘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케 하는 똑단발 가발을 쓰고 다닌다. 게다가 콤플렉스 덩어리인 공심은 타인의 호의에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경계하는데, 더 안타까운건 이런 자신을 스스로가 창피하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가족을 위해 매번 양보를 해야하는 둘째 설움이나 부당한 갑질에 당할 수밖에 없는 을의 신세, 취준생들은 모두가 겪었을 취업 스트레스 등 공심을 둘러싼 상황들은 민아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맞물려 시청자들의 공감 포인트로 작용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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