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디마프’, 한마디로 웃기고 울리는 홈드라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5.15 11: 57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그 흔한 재벌, 막장, 삼각관계도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패륜 범죄로 사회와 가정이 흔들리는 얼룩진 이 사회에 노인이 주인공이 된 홈드라마다.
나이 듦은 무엇인가, 삶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바로 이러한 문제를 우리의 일상에 녹여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들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13~14일 방송된 tvN 금토극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이하 디마프) 1~2회에서 장난희(고두심 분)와 그녀의 딸 박완(고현전 분)을 중심으로 어우러져 사는 조희자(김혜자 분), 문정아(나문희), 오충남(윤여정 분), 이영원(박원숙 분), 오쌍분(김영옥 분)이 소개됐다. 이 드라마는 이른바 ‘할매’들이 주인공이다.

남편을 잃은 희자와 세 딸의 집을 전전하는 정아가 초등학교 동창, 짬뽕집 사장 난희와 배우 출신 영원이 동창이며 네 사람 중간에 카페를 운영하는 충남이 선후배로 껴있다. 이들은 원수지간처럼 다투고 눈을 흘리면서도 아웅다웅 정겹게 살아간다.
번역 작가로 인하는 37대 박완이 그나마 가장 젊다. 30대 후반인 그녀가 신세대를 대변한다. 이처럼 우리네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여자들이 엮어가는 삶의 이야기가 공감을 사며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다.
가장 웃음을 주는 사람은 정아를 연기하는 나문희. 시트콤에서도 ‘고구마 호박’이란 대사로 여전히 웃음을 주고 있는 그녀가 문정아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고 있다. 정아는 앞집 남자가 자꾸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희자를 위해 그 남자의 정체를 밝히러 갔는데, 이웃집 청년은 희자가 아닌 집 앞 고양이를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의심이 걷히지 않는 희자는 치매 검사를 하러 갔다가 ‘망상장애’가 있다는 검진 결과를 받게 됐다.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에게도 찬밥 취급을 받은 희자는 결국 자살을 시도하는 처지에 이르게 됐다. 또 애증의 모녀관계를 형성한 난희와 완의 대사도 현실감을 높였다.
‘다마프’는 핵가족 시대에 노인들의 이야기를 풀어감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노인에 대한 동경을 대리만족시켜 줬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도 큰 몫을 차지했다.
나문희 김혜자, 고두심, 윤여정, 박원숙, 김영옥 등의 익살스럽고 능청스런 연기, 고현정과 조인성의 사랑, 여기에 독신을 고집하는 노처녀의 개성 등 각자의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대상들이 드라마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무엇보다도 탄탄한 문장력으로 현실을 녹여낸 노희경 작가와 홍종찬 PD의 연출력이 돋보인다는 게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노인 문제가 많지만 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꼬집었다. 이 사회에 노인은 어차피 죽을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 하지만 노인들도 열정이 있었고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제작진은 다음 주 방송될 ‘디마프’ 3회에서 본격적인 사건과 인물간의 갈등이 펼쳐지며 극 전개에 재미를 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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