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사이다 한 잔?” 이상훈·음악대장·이요원
OSEN 허정윤 기자
발행 2016.05.13 14: 19

 여기 사이다의 청량함을 닮아 대중의 마음을 뻥 뚫어주는 이들이 있다. 예능·드라마·정통 코미디 할 것 없이 거침없는 스타들의 활약 덕분에 그들이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사이다’ 활약으로 사랑받는 스타들을 모아봤다.
* 풍자 개그로 시원함 선사하는 ‘기호 0번’ 이상훈
이상훈의 개그는 강하다. 일각에서는 ‘위험하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만큼 그의 풍자는 날카롭고 직설적이다. 오랜만에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날카롭고 제대로 된 풍자가 그의 입에 서 쏟아져 나온다. 이상훈은 '개그콘서트' 코너 ‘1대1’에서 '기호0번'으로 등장하며 자신을 지지해달라며 우기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는 진정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이 들어있다.

지난 3월 20일 MC 역할의 유민상이 "회의 한 종류로 여러 가지 것들이 한데 섞여 있는 것이다. 날로 해먹는 이것이 무엇이냐"고 퀴즈를 내자 이상훈은 "날로 먹는 회? 국회"라고 답해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이에 유민상은 당혹스러워 하며 “답은 막회"라고 말하자 이상훈은 "막회가 '막장국회' 줄임말 아니냐. 국회가 막장 드라마랑 뭐가 다르냐. 드라마에서 툭 하면 기억상실증 걸리는데, 국회에서도 기억 안 난다고 한다"고 명쾌한 주장을 펼쳤다. 이렇듯 이상훈은 시기적절한 정치·사회 이슈 풍자로 답답한 마을을 풀어준다. 이런 이상훈에게 네티즌은 ”뉴스보다 용감하고 정직하다“, ”잡혀가면 어쩌지? 걱정된다“ 등의 여러 가지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냥 ‘재미’가 아니라 ‘풍자’가 더해진 그의 모습에 박수를 칠 수만 없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 행복한 장기집권 ‘우리동네 음악대장’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가면 제작자 황재근 디자이너는 “8연승 음악대장, 복면이 많이 닳았다”고 말했다. 16주 연속 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은 2주마다 돌아오는 청량감의 지존이다. 음악대장의 록보컬은 낮은 음역대부터 높은 음약대까지 거침없이 소화한다. 그의 시원한 사이다 창법은 듣는 이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첫 번째 가왕의 자리를 거머쥐게 해준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시작으로 ‘하여가’, ‘판타스틱 베이비’, ‘걱정말아요 그대’, ‘봄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선보인다.
음악대장의 정체를 두고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는 심정”이라는 네티즌의 말이 있을 정도로 복면을 벗은 그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기다려지는 건 음악대장의 다음 무대다. 오히려 음악대장이 가왕에서 내려오면 그의 무대를 ‘복면가왕’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란 것이 걱정거리라면 걱정거리다. 우승곡 '하여가' 영상은 공개 5일 만에 200만뷰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달성해 그 인기를 증명해 보인 바 있다. 다가오는 30대 가왕 결정전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 갑질을 향한 통쾌한 사이다 외침 ‘욱씨남정기’ 이요원
‘갑을관계’를 이만큼 시원하게 다룬 작품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지난 7일,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배우 이요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제대로된 ’센 언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욱씨남정기‘의 주현 작가의 명대본과 이요원의 연기가 만났을 때 그 청량감은 배가 됐다. 옥다정(이요원)의 발언은 거침없고 강단 있다. 욕심 많고 치사한 ’갑‘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고질적 ’갑을관계‘를 형성하는 ’을‘도 옥다정의 사이다 발언을 피해갈 수 없다.
옥다정은 ‘욱씨남정기’ 7회에서 소셜커머스MD를 접대하며 비굴하게 구는 남정기(윤상현)에게 “‘부당한 ‘갑’을 만드는 게 당신 같은 ‘을’“이라며 잘못이라며 꼬집었다. 강한 ‘갑’에게 엎드려 아무것도 못하는 ‘을’을 봐왔던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욱다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식을 벗어나는 일 앞에서는 결코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꼴갑의 저격 사이다 드라마’라는 부제에 맞게 ‘욱씨남정기’는 시청자들의 박수 속에 떠났다. 유쾌한 웃음과 호탕한 발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욱씨남정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sungruon@osen.co.kr
[사진] KBS '개그콘서트' 페이스북, JTBC '욱씨남정기' 캡처, MBC '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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