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아이오아이 존재 의미의 퇴색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5.12 14: 11

처음부터 10개월 시한부 그룹이었지만 너무한 선택이다. 아이오아이 멤버들을 직접 뽑고 응원해준, 데뷔를 만들어준 팬(혹은 국민 프로듀서)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같이 또 따로'의 활동은 처음부터 예상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빨리 아이오아이보다 이후의 미래에만 집중하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프로듀스 101'을 응원했던 팬들도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국민 투표로 선발된 11명의 소녀들은 10개월 시한부 그룹 아이오아이가 됐다. 프로그램 방송 당시 워낙 국민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멤버 한 명 한 명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는데, 아이오아이를 결성하면서 데뷔의 꿈과 인기를 동시에 잡게 된 이들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잡음 아닌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프로듀스 101' 때부터 이들을 응원한 팬들에게는 썩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아이오아이는 데뷔 때부터 그룹 활동 이외에 소속사 등에서 진행하는 개인 활동을 허락했다. 아이오아이 활동에 지장만 없다면 괜찮다는 전제가 붙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다른 의견이다. 물론 아이오아이가 10개월 후 해체를 정해놓고 활동을 진행 중이라 멤버들은 아이오아이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오아이의 시작부터 다른 팀의 이미지가 더해지는 것은 혼란스럽다. 데뷔음반을 발표한 직후 소속사의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과연 옳은 결정일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오아이로 활동하고 있는 정채연(MBK)은 동시에 걸그룹 다이아로 복귀하게 됐다. 물론 아이오아이의 공백기 동안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정채연과 함께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던 기희현 역시 다시 다이아로 복귀한다. 정채연과 기희현은 지난해 다이아로 데뷔했지만 '프로듀스 101' 합류 결정과 함께 팀에서 탈퇴했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다시 연습생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서바이벌은 끝났고, 정채연만 아이오아이에 합류하게 된 상태다.
물론 아이오아이의 활동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정채연이 다이아로 복귀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아이오아이가 존재하는 의미를 퇴색시키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당초 정채연이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을 때는 다이아에서 탈퇴한 상태였는데, 다시 다이아로 복귀하는 건 단순히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냐는 것. 국민 프로듀서라고 부른 대중이 11명의 아이오아이 멤버들을 선택한 것은 분명 이들이 걸그룹으로 만들어낼 시너지를 기대했던 것이라 이런 선택이 더욱 아쉽다. 이들을 뽑아준 국민 프로듀서들이 좀 더 아이오아이의 활동을 지켜볼 권리가 있지 않을까.
아이오아이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문제지만, 11명 멤버들이 지금 당장은 아이오아이의 이름을 알리고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아이오아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이 데뷔하게 선택해준 '국민 프로듀서'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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