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 정다빈 "눈 보면 몰입된단 댓글, 제일 뿌듯해요"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5.08 16: 00

 아이스크림 소녀가 이렇게 잘 자라줬다. 지난 2003년 아이스크림 CF로 데뷔해 벌써 13년차 배우가 된 아역배우 정다빈(16)의 이야기다. 이 소녀는 지난해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 아역과 동생 역을 맡아 똑 부러진 연기를 선보였던 바. 올해에는 MBC 새 주말드라마 ‘옥중화’에서 진세연이 연기할 옥녀의 어린 시절을 맡았다. 옥에서 핀 꽃이라는 제목 ‘옥중화’처럼 정다빈의 밝은 에너지가 극을 더 화사하게 만들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사극거장 이병훈 감독의 소녀 히로인으로 선택된 이유가 아니었을까.
정다빈은 주중 추적추적 내리던 비도 그치고 햇살이 밝은 8일 일요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OSEN 사옥을 찾았다. 이처럼 일요일에 만남을 가진 건 아주 현실적이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풋풋한 이유였다. 정다빈은 현재 일반고등학교에 재학 중. 얼마 전 중간고사를 마친 정다빈은 주중에는 열심히 학교에 나가고 있다. ‘옥중화’ 촬영 때문에 3월 개학하고 출석을 하지 못했던 날이 많아 지금부터는 학업에 열중해야 한다는 다부진 결의가 귀여웠다.
다음은 정다빈과 나눈 일문일답.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옥중화’ 첫 방송 하는 날이 시험기간이었어요. 학교 친구들이 시험공부도 잠시 미루고 방송을 봐줬죠. 요즘에는 학교에서 ‘옥녀야’라고 불러요. ‘정옥녀. 빨래 좀 해라’라며 놀림당하고 있어요. ‘그녀는 예뻤다’ 때는 아무래도 미니시리즈이다 보니까 친구들이 많이 봐서 쑥스러웠는데, ‘옥중화’는 주말드라마라 어른들이 많이 보셔서 그런가 쑥스러움은 그때보다 덜한 것 같아요. ‘그예’ 때는 내용 좀 미리 알려 달라고도 하고 친구들이 정말 많이 봐줬어요.
-올해 고등학생이 됐어요. 어떤 점이 달라진 것 같나요?
▲우선 학교생활이 달라졌어요. 공부하기 힘들어진 것 같고, 스스로는 외모도 그렇고 성숙해진 것 같아요.
-연기를 배우는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일반고등학교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원래 예고도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학교를 좀 더 열심히 다니려고 그런 결정을 했어요. 왠지 저 스스로 게을러질 것 같은 생각이었어요.
-연기에 대한 재능은 아무래도 어머니가 발견해 주신 거겠죠?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겸손해했다.)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힘들어서 잠시 쉰 적이 있었는데, 일을 안 하면 허전하더라고요. ‘진짜 진짜 좋아해’를 찍고 난 후에 쉬면서 허전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렇게 ‘일지매’부터 다시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본인 스스로 배우가 자신의 길이라고 깨닫는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선 촬영장에 나가는 자체가 재밌어요. 연기를 쭉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 흥미가 생긴 것 같아요. 더 하고 싶은 연기 욕심도 생겼어요.
-그러면서 사춘기는 안 왔나요?
▲안 온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이 사춘기라고 할 때쯤 저는 친구들이랑 많이 놀았던 것 같아요. 전화통화로 수다 떨고 떡볶이 먹으면서도 수다 떨고 그랬어요. (그 시절엔 매일 만나도 할 얘기가 많죠?) 네, 맞아요!
-‘옥중화’의 이병훈 감독님이 다빈 양에게 어떤 말을 해주시던가요?
▲처음 ‘옥중화’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부담감이 있었어요. 아역이 저밖에 안 나오는 것도 그렇고 4회까지 제가 이끌어나가야 하잖아요. 감독님에게 한달동안 지도를 받았어요. 복식호흡도 배우고 대사톤도 같이 잡아나갔죠. 그렇게 하고 촬영장에 나가니까 잘한다고 칭찬해주시고 응원해주셨어요.
-옥녀 역할을 하기 위해 어떤 디렉팅을 주시던가요?
▲웃으라고 해주셨어요. 원래 옥녀가 미워 보이면 안 되고 인상도 찌푸리면 안 된다고 하셔서 저도 옥녀처럼 밝게 웃고 다녔죠.
-같은 역할을 맡은 진세연 언니는 만날 기회가 있었나요? 그랬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요?
▲촬영장에서 오가면서 만났어요.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세연언니는 원래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상대역으로 고수 씨와 호흡을 맞췄어요. 아역들끼리 호흡이 아니라 성인 배역을 맡은 배우와 호흡을 맞춘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신기했어요. 너무 잘생기셨잖아요. 친구들이 고수 삼촌이랑 호흡을 맞춘다니까 부러워했어요. 방송 나가고 나서는 더 부러워했던 것 같아요.
-고수 씨가 극중에선 ‘꼬맹이’라고 불러요. 실제로 호칭은 어떤가요?
▲오빠랑 삼촌 중에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봐주실 때까지 쳐다봤던 것 같아요. (고수의 데뷔연도가 정다빈의 출생보다 빨랐다고 알려주자 놀라워했다.) 촬영장에서 고수삼촌이 ‘오빠가’라고 하셨는데, 주변 분들이 ‘오빠는 아니지, 삼촌이지’ 하시더라고요. 사실 호칭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했는데, 이제는 다빈 양보다 어린 친구들이 데뷔를 하네요.
▲저랑 동갑이거나 더 어린 친구들이 나오면 ‘아, 나도 나이를 먹긴했구나’하며 신기하다 싶었어요. 이제 열일곱 살이니까요. 되게 신기해요. 최근에 중국 행사를 갔는데 태오(배우 리키 김의 아들)가 저한테 이모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아니야, 누나야’라고 했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나오는 ‘프로듀스101’을 보면서 만약 다빈 양도 아역배우가 아닌 걸그룹으로 나갔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나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다들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노래도 춤도 잘 하셔서 그런 점이 부러웠던 것 같아요. 노력하는 게 멋있고 예뻐 보였어요. 스스로 노력해서 끝엔 그 위치에 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멋있다고 느꼈어요.
-성인 연기자로서 첫 배역은 어떤 작품이나 배역이 됐으면 좋겠나요?
▲하이틴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 언니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어요.
-어떨 때 배우하길 잘했다고 스스로 느끼나요?
▲요즘이에요. ‘옥중화’를 찍고 칭찬해주시고 댓글에서도 좋은 얘기를 해주시니까 뿌듯하고 기쁜 것 같아요. (댓글 많이 봐요?) 네, 그럼요! 다 읽어봐요. (어떤 댓글이 가장 좋았나요?) 눈이 예쁘다고 한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눈을 보면 감정연기가 잘 된다고, 몰입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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