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유’PD “벌써 1년..당연히 있어야 할 프로”[1주년 인터뷰②]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5.08 08: 49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라는 프로그램은 요즘 예능프로그램들 속에서 ‘흑조’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방송이다. 많은 예능이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스케일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톡투유’만은 그렇지 않다.
‘톡투유’는 청중에게 좀 더 다가가려고 하고 그들의 얘기를 좀 더 들으려고 한다. 불통 시대에 ‘소통’을 말하는 프로그램이다. ‘톡투유’는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요즘 예능들의 수명이 짧은 분위기 속에서 ‘톡투유’의 1주년은 의미가 있다.
‘톡투유’는 프로그램이 굳이 자극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몸소 1년 동안 보여줬다. JTBC에서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요일 심야 시간대에 편성됐지만 지난 1월 2.774%(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평균 2%대를 유지하고 있다.

‘톡투유’의 이민수 PD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고민했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김제동과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 ‘톡투유’ 1주년을 예상했나?
▲ 생각 못 했다. 요즘 프로그램 수명이 워낙 짧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회사에서도 잘 지원해주고 김제동과 패널들도 열심히 해줘서 1주년을 맞게 된 것 같다.
- ‘톡투유’가 전국 곳곳을 다니며 시청자들을 힐링해주고 있는, 마치 토크쇼 버전의 ‘전국노래자랑’ 같다
▲ ‘톡투유’를 찾아주는 분들이 많다. 매 녹화 신청에 몇천 명씩 신청한다. 요즘 방청 신청 경쟁률을 체감하는 게 10번, 20번 신청해도 안 된다는 글을 보면 느껴진다. 기자간담회 끝나고 제동 씨와 얘기했는데 사람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하고 ‘톡투유’를 다녀갈 수 있게 할지 고민했다.
녹화가 이뤄지는 장소나 좌석수, 컨디션에 따라서 모시는 건데 어떤 분은 저번에 왔다고 하면 신청해서 당첨되지 않는 분들은 아쉬워한다. 그 점이 고민이다.
- 사람들이 ‘톡투유’ 계속해서 찾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 보통 연예인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톡투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찾아주는 것 같다.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 아무래도 요즘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일반인들의 얘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라 시청률 등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 방송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하거나 남다른 무엇을 찾게 되는데 ‘톡투유’는 일반인들의 일상을 얘기하는 거라 너무 평범해서 시청자들에게 통할까 고민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를 잘 넘겼다. 그동안 좋은 날도 있었고 위기도 있었고 고민했던 날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마음이 편해졌다. 방청 온 분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얘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은데 ‘이제는 ‘톡투유’에 가면 얘기할 수 있고 내 얘기를 잘 들어 주는구나’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상담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주제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들어주고 이해하고 그렇게 감정이입이 이뤄지면서 고민을 해소하게 된다.
-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1년 정도 됐을 때 터닝포인트를 맞게 되는데 변화의 계획이 있는지?
▲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소통을 해서 빨리 변화를 시도할 수 있지만 ‘톡투유’는 일반인 450명 정도가 출연하는데 인위적으로 연출해서 바꾸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지금껏 해온 대로 하되 지금처럼 공간과 시간을 청중에게 내주면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게 있으면 변화하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려고 한다.
- 앞으로 ‘톡투유’가 어떤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지?
▲ ‘톡투유’가 어떤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기보다 사람들이 쉽게 찾아와서 자신의 얘기든, 남의 얘기든 잘 듣고 돌아가서 열심히 자신의 생활을 하고 또 ‘톡투유’를 찾아오는 그런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 ‘톡투유’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그런 기대가 있지 않냐는 질문이 있기도 하지만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견해차인 것 같다.
‘톡투유’는 하다 보니 ‘당연히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참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말씀을 잘한다. SNS 반응 중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이 좋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같이 느껴보는 역할로 충분하지 않을까.
요즘에는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잘 안 듣는데 그 시간만이라도 남의 얘기를 들어보고 ‘저런 생각을 하는구나’, ‘나는 저 부분을 어떻게 생각해왔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좋을 것 같다.
‘톡투유’ 기획할 때 고민이 많았다. 두 달 동안 김제동과 만나면서 고민했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 게 청중 중심의 프로그램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손석희 사장님이나 내부 결정단계에서도 그림이 선명하지 않지만 일단 해보자고 했고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톡투유’는 이 시대에 타이밍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침묵하고 싶은 시기가 있는데 지금 사회 분위기에서는 얘기하고 싶고 그러길 원하던 때에 나온 프로그램이지 않나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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