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왜 '응답'만 해? 시즌제의 기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5.09 07: 57

 방송가의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얼마나 재미있고 경쟁력 높은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건으로 떠오른 요즘,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건 드라마다. 예능은 웃음을 주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통로로 통하나, 드라마는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는 장르다.
제작 방식과 포맷 측면에서 바라보면 높은 인기를 끈 방송 드라마의 후속이 적극적으로 제작되거나, 과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가 수입돼 국내 정서에 맞춰 제작되기도 한다.
최근 시즌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끈 것은 tvN ‘응답하라’ 시리즈다. 지난 2012년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지난해 겨울 방송된 ‘응답하라 1988’까지 세 시즌이 대박을 터뜨리며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다.

고등학생에서 성장한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해, 10%대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매번 다른 배경과 시대로 색다른 주인공이 등장해 새로운 줄거리의 이야기로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전보다 활발하게 시즌제를 선보이는 것은 시청자들의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 드라마 시즌제는 특정한 상황과 배경 아래, 몇몇 동일한 등장인물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겪는 다양한 변화를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드라마가 지난 일상성과 동시에 판타지적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속성을 활용한 것이다.
또한 시즌제는 세대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스마트폰 같은 전자 기술의 발달로 세대간의 소통이 어려워진 요즘과 같은 때에, 드라마가 세대를 이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시즌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와 이를 시대에 맞게 잘 그려낼 수 있는 연출자의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배우 역시, 기존의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시즌제에 출연할 수 있는지, 역할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지가 전제돼야 한다.
항상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시청자들의 시청욕구가 높아지면서 여기에 발맞춘 새로운 드라마와 예능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시즌제 드라마나 예능 역시 이러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새로운 드라마의 시도는 방송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자칫 식상하지 않도록 문제점들을 과감히 수용하면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야 하고,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을 어떻게 해서든 복제해 다시 인기를 지속하고 싶은 욕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기존 성공 공식의 반복이나 동일 주제를 반복하는 것으로, 장점이 돋보이기 위해서는 절제의 미덕이 필요하다.
대중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복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신선함과 익숙함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시즌제의 매력이 발산되길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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