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6' 우승자 곽진언의 홀로서기[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5.03 07: 26

1년 5개월, 햇수로 2년만이다. 목소리가 참 매력적인 '슈퍼스타K6'의 우승자 곽진언(25)이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드디어 자자곡으로 차곡차곡 채운 데뷔음반을 완성한 것이. 1년 동안 차근차근 한곡씩 쓰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면서 온전히 데뷔 준비에 몰두한 그다. 여러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곽진언의 정규1집 '나랑갈래'엔 그 고민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이번 작업은 곽진언을 다시 돌아보는 시기가 됐다. 넘어지기도 하고 게을러지기도 했지만 그만의 이야기와 감성을 담기 위해 처음 썼던 자작곡부터 11곡 모두 많은 정성을 쏟아서 완성했다. 정규음반으로 데뷔한다는 뿌듯함과 자신의 곡으로 음반을 채웠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데뷔를 앞두고 만난 곽진언은 침착했다. 긴장도 되고 설렘도 있겠지만 감정 하나 하나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것 같았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혼자 완성하기 위해 부딪히고 배우면서 만들어간 음반이기에 자신감도 보였다.

"'슈퍼스타K6'이 끝나고 지난해 2월까지 여러 행사들을 했었죠. 회사와 계약하고 1년 동안 곡을 쓰고, 혼자 하다 보니 지난달에 녹음이 끝났어요. 평탄치는 않았어요. 진행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잘 몰랐고 익숙하지도 않았어요. 혼자 잭임을 지기로 한 이상 끝까지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욕심이 많아지다 보니까 계속 수정해야 할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곽진언의 손때 묻은 11곡이 오는 10일 대중과 만나게 됐다. 악기부터 보컬 녹음 모든 부분에 참여한 곽진언. '슈퍼스타K6' 우승 이후, 데뷔와 동시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충실하게 녹여냈다. 트렌디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좋은 음악들이다. 한곡 한곡 곽진언의 손을 탔으니 깔끔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곡들이다.
곽진언은 우승 후 김동률과 이적, 존박 등이 소속된 뮤직팜을 선택했다. 그의 색깔과도 잘 맞았고 곽진언의 음악을 존중해줄 수 있는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곽진언은 회사에서 그가 데뷔음반을 완성할 수 있도록, 정규음반으로 발매할 수 있게 해준 점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동률과 이적 등 많은 뮤지션이 속해 있지만, 이들 역시 곽진언의 작업에 관여하기보다는 믿어줬다고.
"소통도 많이 했죠. 술도 자주 마시고 밥도 먹고 했는데, 제가 느낄 때는 형들이 저를 독립된 뮤지션으로 존중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만의 색깔이 있는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희석될까봐 음악적인 면에서는. 아무 말씀을 안 해주셔도 같은 지붕에 있다는 게 힘이죠. 제가 존경하는 뮤지션들이니까. 그들의 삶에 가까워져서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나랑갈래'에 수록된 11곡이 트렌디한 음악은 아니지만 곽진언의 색깔이 가득 묻어났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느리게,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뮤지션의 고집이 묻어있다. 곽진언이 가진 보컬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냈다. 담백하기도, 쓸쓸하기도 한 음악들이다. 타이틀곡 '나랑갈래'만 듣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곡들이 빼곡하다.
"정규로 냈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없어요. 정규음반을 발매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크게 뒀어요. 정규음반을 꾸준하게 내면서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슈퍼스타K6' 이후 바로 나오지 않은 것도 정규음반을 작업했기 때문이죠. '슈퍼스타K6'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정말 감사하지만, 오래 길게 음악을 하고 싶어서 시작을 정규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길게 가겠다는 의견을 정규음반으로 표현한 건데,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시각이 달라지겠죠."
그렇게 작업한 이번 음반은 타이틀부터 Outro 11번까지 곽진언의 사연이 담겨 있다. 가장 처음 작업해 가장 많이 수정한 곡과 어머니에게서 받은 시에서 시작된 곡도 있다.
"'나랑갈래'는 스무 살 때 거의 제일 처음 쓴 자작곡인데, 부르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가사를 보면 그렇게 쓸쓸한 내용은 아닌데, 삼사년간 불러오면서 곡이 많이 쓸쓸해졌어요. 지금까지 발매한 적이 없어 여러 번 바뀌었는데, 이번에 발표하면서 이제 이 곡에 더 이상 변화를 주기 않겠다는 의미도 있죠. 애착이 많이 가니까 편곡도 바꾸고, 현 작업도 하는 게 가장 길었어요."
10번 트랙 후회는 어머니가 곽진언에게 문자메시지로 직접 쓴 시를 보내줬고, 그것에서 비롯된 곡이다. 여러 내용이 담긴 장문의 시에서 그 안에 있는 글귀를 각색해 가사로 옮겼다.
어린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닐 때부터 음악으로 길을 정한 곽진언. 이제 오랜 꿈을 이룬 그는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데뷔부터 완벽한 완성형 가수는 아니지만, 느리게라도 성장해가는 뮤지션.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곽진언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보내왔던 많은 시간과 그의 이야기가 존박의 칭찬처럼 '정말 좋은' 음악으로 남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음악의 힘은 정말 세다고 생각해요. 그런 음악이 주는 혜택을 누리면서 살고 싶어요. 일정한 감정이 아니어도 매료되고, 공감할 수 있고, 정말 즐겁게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도 있는데, 진솔함 음악을 하고 싶어요." /seon@osen.co.kr
[사진]뮤직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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