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늘 벌어지는 일” 제작PD가 본 송혜교 초상권 논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4.28 17: 48

“드라마 제작할 때마다 늘 있는 일입니다.”
배우 송혜교의 초상권 침해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송혜교의 소속사 UAA는 주얼리 회사 J사가 불법적으로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반발하고 있고, J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제작사인 NEW와 협찬 지원 계약을 맺을 때 온오프라인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향후 소송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상태.
일단 양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NEW와 전혀 관계없는 다른 드라마 제작사 PD에게 이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물었다.

한 제작 PD는 OSEN에 이 같은 초상권 침해 분쟁이 상당수 드라마마다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송혜교의 소속사의 말대로 드라마 출연 계약서에는 배우의 초상권은 '드라마 방영에 한해서만'이라고 국한돼 있다. 송혜교의 소속사가 초상권 침해라고 강력히 말하는 이유다.
다만 PPL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제작 관행상 제작사와 업체가 맺는 협찬 계약서 문구가 두루뭉술한 게 문제다. A PD는 “배우와 출연 계약을 맺을 때 PPL에 협조를 한다고 문구를 넣긴 해도 강제성이 없다”라면서 “현장에서 배우 쪽에 PPL이 이렇게 들어갈 거니 도와달라고 말을 하는데 만약에 배우 쪽에서 거절을 한다고 해도 당연한 말이니깐 수긍을 한다. ‘태양의 후예’ 사정은 모르겠지만 송혜교 씨는 다른 배우들처럼 드라마를 위해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으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협조를 한 것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배우들로서는 드라마 출연 계약을 맺은 것이지 광고 출연 계약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서상으로는 협조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수십억 원의 몸값을 받기도 하는 배우들이 광고 모델을 하면 되는데 굳이 드라마 PPL에 협조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 다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을 받아들여 상당수 배우들이 협조를 하고 있다. PPL은 막대한 제작비를 걷어들이기 위한 제작사와 방송사를 위한 도구다.
그런데 PPL 비용을 지불하는 업체는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애매모호한 의미의 문구를 계약서에 집어넣기를 원한다. 여기서 갈등이 발생한다. 이번 송혜교 초상권 침해 논란처럼 업체로서는 당연히 방송 화면을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는 것.
또 다른 B PD는 “우리 역시 소송까지 갈 뻔 했다”라면서 “업체에서 J사처럼 방송화면을 온라인 SNS 홍보에 활용했고 배우 쪽에서 항의를 해서 중재를 한 적이 있다. 배우로서는 출연 계약 당시에 없었던 초상권을 다른 방법으로 활용한 것이니까 반발할 만 했고, 업체로서는 협찬 계약 당시에 두루뭉술하게 돼 있는 문구를 이유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매번 벌어지는 초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결국 드라마 업계 관행상, 명확한 사전 논의 없이 애매하게 벌어지는 협찬 계약 속에 배우들의 당연한 권리 찾기가 이번 사태가 벌어진 진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송혜교와 대립하고 있는 주얼리 회사 J사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작협찬 계약서 일부를 공개했다. J사는 “제작지원 계약은 당사가 포스터, 드라마 장면사진(풋티지) 등을 온,오프라인(전 매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라면서 “위와 같이 계약해 놓고 드라마 장면 등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 NEW의 한 관계자는 “PPL 계약을 맺을 때 초상권과 저작권은 배우와 저희들의 동의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J사가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jmpyo@osen.co.kr
[사진] UA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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