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랑’이 11주년을 맞았다. 10주년에는 고(故) 신해철과 최진실의 남겨진 가족, 안현수 선수와 우나리 부부의 이야기 등 셀러브리티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올해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일반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랑의 의미와 감동은 더욱 진해졌다.
‘휴먼다큐 사랑’ 제작진인 이모현 PD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휴먼다큐 사랑’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10주년을 다시 맞이하는 기분으로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첫 방송을 시작한 ‘휴먼다큐 사랑’은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 사랑을 주제로 인간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며 매해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했던 MBC 대표 다큐멘터리다.
올해에는 다섯 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이모현 PD는 “아이템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찾는다”며 “다행인 점은 10년이 되다보니까 찾는 게 어려운 거지 ‘사랑’이라고 하면 흔쾌히 출연을 결심해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고 신해철 가족과 안현수 부부도 ‘사랑’이라고 하니 하겠다고 하신 것처럼 이번 일반인분들도 ‘사랑’이라고 하니까 믿어주시더라”며 섭외 과정에서 수월해졌음을 전했다.
올해에는 원조 톱스타 부부인 배우 엄앵란과 신성일이 출연하는 ‘엄앵란과 신성일’(5월 2일)을 시작으로 60대 노부부의 해외 여행 이야기를 그린 ‘러브 미 텐더’(5월 9일), 역대 가장 긴 3년이라는 제작 기간을 거친 최연소 탈북자 미향이의 ‘내 딸, 미향이’(5월 16일), 나이는 11살이지만 신체 나이는 60대인 국내에서 확인된 단 하나뿐인 소아 조로증 환자 홍원기 군이 출연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년 원기’(5월 23일), 기적적인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쌍둥이 사만다와 아나이스 자매가 한국에서 친 어머니를 찾는 ‘사랑하는 엄마에게’(5월 30일)가 방송된다.
눈에 띄는 출연진은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다. 유일한 셀러브리티인 것. 늘 ‘휴먼다큐 사랑’에서 셀러브리티를 다룰 경우 시청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이모현 PD는 “늘 셀러브리티로서의 삶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깊고 오래 들어가면 누군가의 아버지, 자식, 연인이다. 저희는 보통의 관계에 주목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셀러브리티를 섭외하고, 그렇게 볼 만한 부분이 없다면 섭외를 안 한다”고 설명했다.
다섯 편을 관통하는 코드는 11년째 똑같이 사랑이다. 김진만 CP는 “요즘 시청자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구조적으로 너무나 힘들지 않냐. 마음껏 울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극적인 눈물이 아니라 감동이자 희망의 눈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모현 PD는 “‘휴먼다큐 사랑’ 같은 프로그램은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깊게 관여해서 찍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게 정서도 물론 다르지만 이런 촬영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정이라는 정서도 있고, 너와 나의 경계를 칼 같이 자르지도 않다. 제작진도 가랑비에 옷 젖듯 그것을 용인해 주신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인권침해라고 할 정도로 같이 붙어있는 경우도 많다. 아시겠지만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에도 촬영을 허락해 주시지 않나. 오래 함께 했기 때문에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