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팅커벨' 아니고 '젤리'였다면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4.28 08: 00

봄을 머금은 요정도 좋지만, 이번엔 조금 더 과감한 시도였다면 어땠을까?
걸그룹 에이프릴이 봄 요정의 옷을 입고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데뷔 초 '청정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이들은 이번에는 요정으로, 타이틀곡 제목 또한 '팅커벨'이다. 요정처럼 사랑과 행복을 전하겠다는 전략, 에이프릴(APRIL)이라는 이름에 맞춘 꽃까지 들고 등장했다.
'팅커벨'은 기존 에이프릴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음악이다. 데뷔곡 '꿈사탕'부터 '무아(Muah!)'로 이어지던 소녀적인 감성이 가득하다. 한층 더 강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봄에 맞는 상큼한 이미지도 강조했다. 알프스 소녀부터 걸스카우트, 그리고 요정까지 가장 소녀스러울 수 있는 모든 콘셉트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팅커벨'은 앞선 '꿈사탕'이나 '무아'보다 더, 혹은 지나치게 소녀의 이미지만 강조했다. 에이프릴 멤버들이 어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는지 다소 유치한 면이 있다. 노래 제목이 '팅커벨'인 점을 생각하며 가사를 곱씹으면 꽤 닭살스럽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하다. '꿈사탕'과 '무아!'에서 연령대가 더 어려진 느낌이다.
물론 에이프릴의 '소녀'적인 색깔을 강조하기 위함일 수도 있겠지만, 이쯤에서 색다른 시도를 해도 좋았을법하다. 특히 다섯 번째 수록곡 '젤리(Jelly)'가 타이틀곡 이상으로 꽤 귀에 잘 들어온다.
'젤리'는 에이프릴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의 곡이다. 멜로디는 더 다양하고 통통 튀며 강렬하다. 이 곡 역시 소녀적인 느낌이 강한데, '팅커벨'이 초등학생의 느낌이라면 '젤리'는 새침하고 솔직한 여고생 같다. 좀 더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지난 27일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한 무대에서도 '젤리'의 산뜻함이 잘 어필됐다.
분명 이 곡이 에이프릴 도전일 수 있지만, 귀엽기 만한 '팅커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이들만의 반전 있는 한 방을 만들 기회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젤리'를 반복 재생할수록 타이틀 선정이 다소 아쉽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