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있었다. 사회가 만든 괴물이라 불린 '피리부는 사나이'의 끔찍한 연쇄 테러는 많은 아픔을 남겼지만, 절망과 썩은 부패 안에는 언제나 용기있는 소수의 사람들과 정의 또한 함께 한다는 희망을 남겼다.
26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연출 김홍선, 류용재) 최종화에선 윤희성(유준상 분)의 마지막 복수와 이를 막으려는 여명하(조윤희 분), 주성찬(신하균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피리부는 사나이, 윤희성의 마지막 복수는 서회장의 아들 서준(최원홍 분)을 타깃으로 했다. 서건일 회장(전국환 분)의 아들을 태운 비행기를 납치한 것.
그의 음모에 상해로 날아가던 비행기는 항로를 이탈해 서울 도심으로 방향을 꺾었다. 기체가 제 멋대로 방향을 바꿨고 비행기의 종착지는 대중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소중한 존재를 잃는다는 것'의 의미를 서건일 회장에게 깨우쳐주기 위해 서회장의 막내 아들인 서준을 마지막 타깃으로 삼은 것.
비행기의 종착지는 대중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됐고 해킹된 언더그라운드 사이트를 통해 대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아들의 죽음이 코앞에 닥치자 조급해진 서회장은 윤희성을 찾아가 폭력과 협박으로 그를 위협했다. 하지만 윤희성에게 돌아오는 것은 조소와 비아냥 뿐.
서건일은 울부짖으며 "왜 죄없는 내 아들에게 그러느냐"며 다그쳤지만, 윤희상은 덤덤하게 " 고통은 죽은 자가 아니라 남은 자들의 몫이다. 당신도 그 고통을 느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내 머리통을 날려라.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난다"며 서건일 회장의 손에 직접 피를 묻히도록 유혹했다.
결국 서건일 회장은 "그래. 나는 내 아들만 살릴 수 있다면 살인자가 되어도 좋다"며 윤희상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결국 '피리부는 사나이' 윤희성은 마지막까지 자신이 원했던 대로 총에 맞아 면죄부를 얻었다.
주성찬 또한 대규모 테러에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국가의 대처를 통감했다. 하지만 괴물의 테러 앞에 무기력하게 굴복하지 않았다. 대신 국가를 믿기보다 국민들을 믿었고 투표를 통해 남은 비행기 연료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비행장으로 착륙을 유도했다.
주성찬은 생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비행기에 탑승한 탑승자 명단과 그들의 사연을 열거하며 "비행기가 안전하게 비행장에 착륙하도록 투표를 해달라"고 외쳤다.
그는 "비행기 안엔 신혼부부, 폐암에서 완치한 주부 등이 타고 있다. 비행기에 타고 있는 72명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라며 "만약 탑승자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당신의 가족이라면 지금처럼 가만히 있겠느냐. 지금움직여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동요했고 기적은 일어났다. 가장 가까운 비행장을 통해 인질로 잡힌 비행기가 착륙한 것. 희생자는 아무도 없었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실패한 최초의 테러였다.
총에 맞은 윤희성은 의식불명. 방송 말미, 제2의 '피리부는 사나이'로 주성찬이 등장해 약자를 괴롭히는 이들을 협상방법으로 회유하며 약자를 지키는 선의의 사나이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sjy0401@osen.co.kr
[사진] tvN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